바이오스펙테이터 윤소영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Cardiovascular and Renal Drugs Advisory Committee)가 환자의 투석여부에 따라 ‘다프로두스타트(daprodustat)’의 사용에 대해 다른 의견을 냈다. 다프로두스타트는 만성신장질환(CKD)에서 나타나는 빈혈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경구용 HIF-PHI(hypoxia-inducible factor prolyl hydroxylase inhibitor) 약물로, 투석 환자에게서는 이점이 크지만 투석을 하지 않는 환자에게는 위험성이 더 크다는 의견이다.
앞서 같은기전의 약물인 피브로젠(Fibrogen)의 ‘록사두스타트(roxadustat)’, 아케비아(Akebia Therapeutics)의 ‘바다두스타트(vadadustat)’가 안전성 이슈로 FDA로부터 승인거절 받음에 따라 업계는 이번 자문위의 입장에 주목하고 있었으며, 이번 다프로두스타트에 대해서는 일부 환자 대상으로 긍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만약 다프로두스타트가 FDA의 승인을 받는다면, 이 약물은 FDA 승인받은 첫 경구용 HIF-PHI 약물이 된다. FDA는 내년 2월 1일까지 다프로두스타트의 승인을 결정하게 된다. 다프로두스타트는 현재 일본에서는 ‘더브록(Duvroq)’ 이라는 제품명으로 시판중이다.
GSK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Cardiovascular and Renal Drugs Advisory Committee)로부터 '다프로두스타트가 투석을 진행하고 있는 CKD 빈혈환자에게 위험보다 이점이 더 큰가?' 라는 질문에 대해 13:3 찬성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같은 질문을 투석을 진행하고 있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경우에 FDA 자문위는 11:5로 반대하는 의견을 내며 해당 환자군에서는 약물의 위험성이 이점보다 크다고 봤다.
자문위가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데에는 다프로두스타트의 안전성 결과가 주된 요인이 됐다. GSK는 다프로두스타트의 승인을 위해 두개의 CKD 빈혈 임상3상을 진행했으며 그중 하나는 투석을 받지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3상(NCT02876835), 다른 임상은 투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3상(NCT02879305)이었다. 두 임상에서 환자들은 다프로두스타트 혹은 표준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ESA(erythropoietin stimulating agent) 약물을 투여받았다.
두 임상에서 다프로두스타트는 기존 ESA 약물대비 비열등한 효능과 안전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해당 결과는 임상의 무작위배정 시점부터 약물투여 중단시점까지만을 고려한 ‘on-study’ 분석에 따른 결과로, 약물투여 중단 이후 약물에 의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자문위는 정확한 안전성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약물투여 중단시점에서 일정기간(28일)을 더 포함시킨 ‘on-treatment’ 분석을 봤다.
on-treatment 분석 결과 투석을 받지않는 환자 대상의 임상에서, 다양한 용량의 다프로두스타트를 투여받은 환자는 이에 매칭되는 용량의 ESA를 투여받은 환자 대비 주요심혈관계사건(MACE) 발생 확률이 높았다. 반면 투석환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 다프로두스타트의 여러가지 용량은 기존 ESA 대비 MACE 발생 확률이 비슷하거나 낮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자문위는 다프로두스타트가 투석을 받지않는 환자에게서는 위험성이 더 크며, 투석환자에게서만 이점을 보인다는 결론을 냈다.
투석을 받지 않는 환자에 대한 안전성 우려는 자문위 회의 개최 전 FDA가 발표한 브리핑 문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FDA는 브리핑 문서를 통해 on-treatment 분석을 할 경우 투석받지 않는 환자에게서는 다프로두스타트가 기존 약물 대비 심혈관 위험(cardiovascular risk)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환자를 지역별로 나눠 분석했을 때 미국 환자에게서 심혈관 위험이 더 높은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미국내 사용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FDA는 다프로두스타트의 장점으로 꼽히는 경구용 제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다프로두스타트는 투석환자에게서 기존 약물과 비열등한 효능을 나타냈으며 이에 따라 다프로두스타트의 경구제제가 차별점으로 보이지만, ESA 약물은 투석시에 함께 투여되기 때문에 투석환자에게는 경구용제제가 이점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크리스 콜시코(Chris Corsico) GSK 수석부사장은 “오늘의 열띤 토론은 다프로두스타트를 검토하기 위한 좋은 자리였다”며 “CKD 빈혈에 대한 통찰을 공유한 의사, 환자, 커뮤니티에 감사드린다. FDA와 다프로두스타트의 승인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