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큐리언트(Qurient)는 결핵치료제 개발전문 국제기구 TB얼라이언스(TB Alliance)와 다제내성결핵치료제 및 비결핵 마이코박테리아 감염치료를 위한 후보물질 ‘텔라세벡(telacebec)’을 기술이전(L/O)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공시했다.
텔라세벡은 결핵균의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사이토크롬bc1 복합체(cytochrome bc1 complex)를 억제해 결핵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기전의 ‘first-in-class’ 신약 후보물질이다.
TB얼라이언스는 결핵치료제를 연구, 개발, 공급하기 위해 2000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결핵치료제 개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비롯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네덜란드, 대한민국 등 선진국 정부의 지원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비영리 기관이다.
TB얼라이언스는 내성결핵치료제 '프레토마니드(pretomanid)'를 직접 개발해 기존 치료제인 ‘베다퀼린(bedaquiline)’과 ‘리네졸리드(linezolid)’ 병용요법으로 2019년 미국 FDA의 신약허가를 받았으며, 지난 10월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큐리언트는 TB얼라이언스에 탈라세벡을 개발, 상업화할 수 있는 글로벌 독점권리를 이전하게 된다. 텔라세벡은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임상2a상이 완료된 상태이며, 이후 TB가 임상시험과 상업화까지 모든 비용을 책임지게 된다. 단 국내와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 대한 권리는 큐리언트가 보유한다.
이번 계약의 핵심 내용으로 큐리언트는 임상2b상을 완료한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시 발급되는 우선심사권(PRV)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또한 판매에 따른 로얄티는 별도로 지급받는다.
PRV는 열대병, 희귀소아질환 등 치료제 개발을 독려하고자 FDA가 주는 인센티브제도이며, 미국 시판허가시 발급된다. PRV는 승인검토시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행사할 경우 신약승인 검토기간을 10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시킬 수 있다. PRV는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어, 기업간 거래가 가능하며 최근 평균 1억달러 내외로 거래되고 있다.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는 “마이코박테리움의 에너지 대사를 차단하는 텔라세벡의 고유한 작용기전은 내성 결핵을 포함한 모든 유형의 결핵을 치료할 가능성을 가져, 신규 병용요법에 필수적인 약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텔라세벡이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공중 보건 문제로 남아 있는 다제내성(MDR) 및 광범위약제내성(XDR) 결핵과 결핵 팬데믹을 퇴치하기 위한 세계적인 노력에 크게 기여할 것이며, 바이오텍이 공공의 이익과 회사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협력 모델의 표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멜 스피겔만(Mel Spigelman) TB얼라이언스 대표는 “텔라세벡과 같이 뛰어난 효능이 기대되는 새로운 기전의 신약은 결핵 및 특정 비결핵 마이코박테리아 감염과의 싸움에서 시급히 필요하다”며 “모든 형태의 결핵에 대해서 짧은 치료 기간 동안에 간단하고 안전하며 매우 뛰어난 치료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결핵치료의 최적 투약조합의 한 축으로서 이 새로운 화합물을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텔라세벡은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시작된 결핵 치료제 프로그램으로 기초 연구 단계에서 큐리언트가 기술도입하여 개발해 왔으며, 전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지원을 받아 임상1상~2상 개발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