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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젬백스 'GV1001'의 가능성.."전립선비대증·알츠하이머로 확대"

기사입력 : 2016-10-19 08:37|수정 : 2016-10-2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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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1062명 대규모 글로벌3상결과 바탕 다양한 후속연구, 적응증 확대 기대..송형곤 사장 "글로벌 임상 도전"

▲송형곤 젬백스 사장

▲송형곤 젬백스 사장

“리아백스주(GV1001)가 바이오마커를 찾으면서 특정 환자군에 항암 효과를 가진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GV1001의 가능성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다면발현효과’를 확인하면서 전립선비대증, 알츠하이머성 치매 등으로 적응증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송형곤 젬백스앤카엘 바이오사업부문 사장은 최근 바이오스펙테이터를 만난 자리에서 회사의 주력 파이프라인인 GV1001이 가진 다양한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GV1001은 ‘생체시계’라 불리는 텔로미어를 합성하는 효소인 텔로머라아제에서 모티브를 따온 물질이다. 송 사장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삼성서울병원 과장, 의사협회 대변인, 상근부회장을 역임한 후 지난해 12월 젬백스에 합류했다.

송 사장은 ""GV1001이라는 물질의 가능성을 보고 향후 5년간 진행할 사업 로드맵을 마련했다"면서 "미국 , 중국 등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신약개발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라 강조했다.

암세포의 85%가 발현하는 효소, 텔로머라아제

젬벡스가 타깃으로 삼은 텔로머라아제는 조금 독특하다. 텔로머라아제는 암세포가 공통적으로 발현하고 있는 요소인 동시에 일반세포에서는 거의 발현이 안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정 암세포에서 발현하는 특정 항원을 겨냥하는 기존 항암치료제와는 다른 접근법이다. 텔로머라아제를 항암표적으로 겨냥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암세포가 가지는 큰 특징은 ‘불멸성(immobility)’으로 세포가 끊임없이 분열할 수 있는 특성이 생긴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악성(malignant)화 되면서 본격적으로 암이 진행되는 발암(carcinogenesis)단계로 접어들고 통제 불가능한 무한분열이 시작된다. 그리고 암세포가 이러한 능력을 얻을 수 있는 기저는 세포의 핵 안, 염색체 말단에 존재한다.

염색체 끝 부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염기서열 TTAGGG가 무수히 반복(약 1500~2500번)된 부위를 볼 수 있다. 텔로미어(telomere)라 불리는 이 부위는 유전정보는 보관하지 않으면서 세포분열(proliferation)을 할 때마다 줄어드는 매우 흥미로운 특징을 가진다. 자연적으로 유전자 복제를 하면서 한쪽 말단이 소실이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데(end replication problem) 텔로미어는 말단을 덮어(capping) 보호하는 역할을 해 중요한 유전정보가 유지되는 것이다.

세포분열을 할 때 유전정보가 복제되면서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은 체세포에게는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어느정도 길이에 다다르면 분열능력을 잃어버리고 사멸하게 된다. 세포도 수명이 정해져 있는 것으로 이러한 이유에서 텔로미어는 노화와 밀접하게 연관지어 연구됐다.

그러면 텔로미어는 줄어들기만 할까? 텔로미어를 중합해 길이를 연장하는 즉 세포수명을 늘릴 수 있는 ‘텔로머라아제(telomerase)’란 효소가 있다. 텔로머라아제로 텔로미어 길이를 늘려 계속 세포수명을 늘리면 좋을 거 같지만 실제 몸안에서 이를 이용하는 것은 줄기세포, 그리고 무한히 분화하는 불멸의 특징을 가진 암세포다.

세포사멸을 피하려는 암세포는 이 효소를 이용해 텔로미어를 무한정 늘리는 것이 아니라, 특이하게 정상세포보다 짧은 상태의 일정한 길이를 유지한다. 이러한 특징이 암세포가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유전적 불안정성(instability)에 기여한다는 연구가 있지만 명확한 상관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송 사장은 “텔로머라아제는 일반세포에서는 거의 발현되지 않지만, 암조직에서는 평균적으로 85% 정도 발현하고 있다. 그렇기에 GV1001이 암세포 특이적인 공격이 가능한 동시에 이론적으로 모든 암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텔로머라아제는 종양 전 단계부터 발현되기 시작하며 신경모세포종(neuroblastoma)과 위장암에서 암이 악화됨에 따라 발현율이 높아져 예후를 알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 연구되기도 한다.

텔로머라아제 활성과 암진행의 연관성에 대해 동물실험에서 유전자 수준 혹은 단백질 저해제 등으로 억제할 경우 종양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때문에 제약사들이 텔로머라아제를 타깃으로 한 항암제를 개발을 시도했고 임상적으로 가장 앞서 나간 것은 젬백스에서 개발한 GV1001이다. 젬백스는 텔로머라아제를 이루는 펩타이드의 일부분을 체내에 주입해 ‘면역항암치료제’로 이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면역항암치료제 GV1001..T세포 활성화 통해 암세포 제거

송 사장은 “고형암은 일단 전이되면 손 쓰기가 힘들며 표적항암제는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 큰 단점이 있다. 그런데 면역항암치료제는 암세포에 발현율이 높은 항원을 주입해 면역세포들을 특이적으로 활성화한다"면서 "GV1001가 겨냥하는 텔로머라아제는 대부분의 암세포가 발현하고 암세포가 무한 증식하는 동력이기에 큰 잠재력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상태에서는 생체 내 효소인 텔로머라아제에 대해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지만 이를 구성하는 일부 펩타이드를 ‘항원’으로 주입해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원리다. GV1001은 텔로머라아제의 구성 요소 중 인체 내에서 면역원성이 상대적으로 큰 16개의 아미노산(단백질 최소단위)으로 이뤄진 펩타이드이다.

텔로머라아제가 텔로미어를 합성하기 위해선 유전정보(RNA)와 이를 바탕으로 텔로미어 DNA 서열을 합성하는 역전사 효소 TERT(telomere-elongating reverse transcriptase enzyme)로 구성된다. GV1001은 TERT의 611-626번째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물질로 TERT를 구성하는 여러가지 후보 물질 중 T세포가 가장 크게 반응하는 펩타이드를 선정한 것이다.

그는 “GV1001를 피내주사로 체내에 주입하면, 수지상세포가 이를 항원으로 인식해 세포표면에 펩타이드를 발현한다. 이후 수지상세포가 림프구로 이동해 T세포에게 해당 펩타이드 서열을 가진 암세포를 공격하게 유도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GV1001에 의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제거하는 세포독성 T세포(CD8+림프구)가 활성∙증식하고 TNF-α, IL-2를 포함한 다양한 면역 활성분자가 분비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보조 T세포(CD4+림프구)가 활성화돼 세포독성 T세포가 감염성 입자를 없앨 수 있도록 신호를 보내고 면역체계를 활성화하는 분자를 내뿜는다. 이 두 가지 T세포 반응을 통해 항암작용과 T세포가 항원을 기억하게 하는 것이다.

실제 텔로머라아제를 타깃으로 하는 다른 그룹에서도 항암제 개발을 위해 암 항원을 이루는 일부 펩타이드를 쓰기도 하며, 수지상세포에 항원을 주입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외 텔로머라아제라는 화합물 혹은 유전자 수준에서 효소 활성을 낮추는 방법도 있다.

젬백스가 선택한 췌장암은 암 조직 중 가장 높은 95%의 텔로머라아제 발현율을 보인다. 젬백스는 추가적으로 비소폐암, 흑색종, 간암에서 GV1001의 임상을 진행한 바 있으며 향후 비소폐암을 우선으로 면역항암치료제로써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암조직 별 텔로머라아제 발현율출처: 회사제공)

(▲암조직 별 텔로머라아제 발현율출처: 회사제공)

GV1001의 약물효과를 알아볼 수 있는 췌장암 임상 3상의 결과는 어땠을까? TeloVac Study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영국 51개의 임상시험기관에서 106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이성, 말기 췌장암 환자에서 진행된 임상시험 결과 젬시타빈/카페시타빈(Gemcitabine/Capecitabine) 투여군과 GV1001 병용투여군과의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GV1001의 안정성의 문제는 없었지만 큰 효과를 보이지 않으며 임상3상의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혈중 이오탁신(Eotaxin)의 수치에 따라 높은 이오탁신 수치를 가진 환자에서 14.8 개월의 생존율을 보이며 낮은 이오탁신 환자군과 비교해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Eotaxin, 바이오마커규명 근거출처: 회사제공

▲Eotaxin, 바이오마커규명 근거출처: 회사제공

이오탁신은 백혈구의 일종인 호산구(eosinophil)가 분비하는 면역 신호분자인 케모카인(chemokine)의 일종으로 농도가 높을 경우 면역활성화와 관련성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 추가적으로 회사는 췌장의 상피세포에 이옥탁신이 발현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젬백스는 이오탁신을 바이오마커로 규명, 이를 근거로 2014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오탁신 지표가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을 입증하는 3상 임상시험을 병행하는 조건으로 리아백스주(품목명) 시판허가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혈청 이오탁신 농도가 81.02pg/mL를 초과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췌장암 환자에서 기존 치료제 젬시타빈/카페시타빈(Gemcitabine/Capecitabine)과 병용투여한다.

리아백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바이오마커 기반

리아백스주는 면역체계에 반응하는 항암제라는 점에서 췌장암이 아닌 다른 암에도 폭넓게 사용될 수 있다. 2014년 5건에서 2015년 56건, 2016년 21건으로 국내에서 꾸준히 응급임상 진행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응급임상이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의 환자에게 현재 다른 치료수단이 없을 경우 다양한 치료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환자 주치의의 판단에 의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에 따라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제공하는 제도다.

젬백스는 최근 열린 제 26차 세계소화기암학회(ISAGO)에서 말기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리아백스주의 응급임상결과를 발표했다. 박정엽 연세의대 교수가 말기 췌장암 환자에서 리아백스주를 응급임상 관련 발표에 따르면 3건의 주목할 만한 결과가 있었다. 박 교수는 췌장암 말기 환자(64·여)는 췌장의 암소가 4.4cm에서 2.5cm로 또다른 환자(53·남)는 3.7cm에서 2.6cm로 줄어들었으며 지속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 밝혔다. 또한 간으로 전이가 진행된 췌장암 환자(59·남)에서 췌장의 암소가 7cm에서 4.4cm 줄었다.

리아백스주는 2018년 종료 예정으로 국내 16개 기관에서 임상 3상을 진행중이며 총 148명을 목표로 젬시타빈/카페시타빈 대비 병용투여 했을 때의 유효성 및 안정성을 평가하고 있다.

GV1001은 면역활성화를 돕는 면역항암치료제라는 것에 착안, 향후 적응증을 확대해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젬백스는 GV1001의 또 다른 가능성, '다면 발현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GV1001 적응증 확대, ①전립선비대증

전립선비대증을 적응증에서 임상을 진행한 계기에 대해 송 사장은 1062명을 대상으로한 글로벌임상시험인 "TeloVac Study를 할 때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특이한 반응이 있었다. 다수의 환자에서 야뇨가 없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동시에 성기능이 향상됨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립선 비대증은 노화에 따라 전립선이 비대해지면서 요도가 압박돼 야뇨가 증가하면서 나타난다. 동시에 전립선이 기능이 떨어져 성기능이 약화되는 증상도 수반된다.

기존 약으로 5-α reductase inhibitor가 주로 쓰이는 데,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전립선 비대증상을 유발하는 대사물질로 전환되는 것을 억제하는 원리다. 대신 성욕이 감소하고 발기부전 등 성기능이 저하되는 부작용이 있다. 그는 “GV1001가 비아그라와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기존약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 없다”라며 “GV1001은 펩타이드 물질로 특정 수용체에 결합한 결과로 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피나스트리드(제품명: 프로페시아)와 GV1001를 비교했을 때 체중대비 전립선 무게가 GV1001 용량이 커짐에 따라 줄어드는 것을 확인, 부작용이 없는 차별화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GV1001(테르토모타이드)는 국내 8개 병원에서 임상2상을 진행중으로 올해안으로 임상 시험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송 사장은 “향후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할 예정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해 2018년에 임상승인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GV1001 적응증 확대, ②알츠하이머

GV1001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로의 가능성도 보였다. 송 사장은 "일부 환자에서 기억력이 향상되는 것에 관찰해 처음엔 호기심에서 GV1001 효과를 치매 동물모델에서 확인했다”라며 “실제 신경세포에서 항염증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보고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회사는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에서의 치료효과를 확인 중이다. 알츠하이머의 병리기전을 나타내는 데 핵심적인 요소는 베타아밀로이드(β-amyloid)와 타우(Tau)로, 두 단백질이 응집∙확산돼 신경세포에서 과다한 염증반응이 나타나 세포사멸에 이르게 된다.

본 연구는 한양대 이규용, 고성호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중으로, 연구팀은 베타아밀로이드 처리군에 GV1001를 추가적으로 가할 경우 세포사멸에 관련된 유전자가 감소했으며 실제 세포사멸이 억제(TUNEL assay)됨을 확인했다. 또한 실제 알츠하이머 동물모델에서 GV1001 주입에 따른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응집에 따른 신경세포 응축(Neurofibrillary tangle) 현상이 억제됨을 확인했다.

▲β-amyloid에 의한 신경세포 사멸억제 및 염증반응 억제확인

▲β-amyloid에 의한 신경세포 사멸억제 및 염증반응 억제확인

그는 “올해 알츠하이머 질환에서 GV1001의 임상 2상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며 “국내 임상 결과에 따라 2018년에 미국 임상도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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