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2년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바이오시밀러 사업 확장과 신약개발, 인수합병(M&A)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램시마SC'와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Yuflyma)' 등 캐시카우인 바이오시밀러를 미국 시장으로 확장하고, 올해말 경부터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mRNA,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플랫폼 기반 신약개발 분야도 강화한다.
서 회장은 28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자리에서 “이번 경제위기는 올해 안에 끝나지 않고 내년까지 불확실한 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며, 이는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올해 말이 되면 좋은 기회가 많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셀트리온은 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의 미국 승인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확장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10월 램시마SC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램시마SC는 정맥주사 제형의 램시마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해 신약으로 승인절차를 진행 중이다.
서 회장은 “램시마SC는 현재 유럽에서 6만5000여명에게 처방되고 있는데 이를 10만명으로 늘리고, 미국에서는 15만명에게 처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신약으로 시판되는 만큼 특허로 보호받게 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오는 7월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를 미국에 시판할 계획이다. 유플라이마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예정이었으나, 해외생산시설에 대한 FDA 실사에서 지적사항이 발생하며 승인이 지연됐다. 셀트리온은 현재 해당 이슈를 해소한 상황으로, 오는 5월중에는 유플라이마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시판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암젠(Amgen)의 ‘암제비타(Amjevita)’가 유일하며, 원 개발사인 애브비(Abbvie)와 특허합의에 따라 셀트리온을 포함한 삼성바이오에피스(Samsung Bioepis), 화이자(Pfizer), 산도스(Sandoz) 등은 오는 7월 이후 시판가능하다.
서 회장은 “최근까지 미국, 캐나다의 직접판매망을 점검하고 귀국했다"며 “한달 중 일정기간은 해외에서 뛰며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나머지는 연구개발 분야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직접 뛰면 결정권을 가진 해외 고위직을 만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에서는 셀트리온의 주가하락과 경영악화에 대해 주주들의 불만이 이어지며 자사주를 소각해 주식가치를 올려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자사주를 당장 소각하는 것보다는 향후 M&A에 현금 사용과 자사주 교환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인수 소문이 돈 박스터는 많은 후보 중 하나일 뿐으로, 비싸면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서진석 의장과 함께 제품개발 및 M&A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대규모 투자인 제품개발과 M&A는 결국 오너만이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은 mRNA, 이중항체, ADC 등 플랫폼 기반 신약개발을 진행한다. 서 회장은 “mRNA 플랫폼은 2~3달 이내에 내재화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ADC는 영국 익수다 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와 개발 중이다”며 “주사제형이 아닌 경구용 항체 약물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매출에서 바이오시밀러와 신약분야를 60:40으로 맞추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은 미래에셋셀트리온신성장펀드와 함께 익수다의 시리즈A 투자에 참여해 지분 47.05%를 확보, 최대주주가 됐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9월 미국 에이비프로(Abpro)와 HER2 양성 유방암 타깃 이중항체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며, 같은해 10월에는 국내 피노바이오(Pinot Bio)와 ADC 링커-페이로드 기술에 대한 옵션 딜을 맺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라니테라퓨틱스(Rani Therapeutics)와 경구형 우스테키누맙 항체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새로운 플랫폼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왔다.
서 회장은 올해 셀트리온 매출을 연결기준 2조5000억원으로 제시했다. 그는 "올해보단 미국 직판이 자리를 잡는 내년 매출 성장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며 "셀트리온USA를 통해 2년 내 램시마SC 2조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1조원 등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 회장은 2년 전인 2021년 3월 경영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나 명예회장으로 자리를 지켜뫘다. 서 회장은 지난해말 심각한 양상을 보이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셀트리온 그룹의 시장 점유율 확장을 위한 중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에 복귀를 선언하고,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등 3사의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선임됐다. 임기는 2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