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셀트리온(Celltrion)이 내년에 이중항체 및 항암제 등 신약 파이프라인 10개의 비임상 및 임상개발에 들어간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9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매출비중을 6:4정도로 밸런스 맞추기 위해 중점적으로 노력할 것으로 내년 이중항체 신약 6개, 항암제 4개 등 총 10개의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에 들어갈 것”이라며 “본격적인 신약개발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플랫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임상개발에 진입할 예정인 약물들을 모두 자체 개발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국내외 파트너회사들과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개발 중간에 임상1~2상 단계에서 라이선스아웃(L/O)하는 방안도 병행해서 진행할 계획”이라며 “유상증자나 부채를 끌어들이지 않고 자체 자금으로 신약 연구개발을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스타트업, 바이오텍들이 자금난으로 어려워하고 있다"며 "올해 3~4분기부터는 국내에 바이오텍을 대상으로 M&A 및 투자를 진행할 생각”이라며 “신약 1개를 가진 회사들을 유의미하게 보고 있지는 않으며, 우리가 보유하지않은 경쟁력 있는 플랫폼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도 고려하고 있으며, 바이오텍 생태계를 보강하는 역할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M&A 규모가 확대될 수는 있으나 문어발식 경영을 할 생각은 없으며, 기존 사업에 시너지를 보탤 수 있는 전후방사업 위주로 미국, 일본, 인도, 한국 등의 회사들을 관찰하고 있다”며 “회사의 현금, 현금성 자산 등 4조~5조원 가량의 재원을 가지고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mRNA,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경구용 항체 플랫폼 등 신약개발 회사로 체질변화를 위해 국내/외 회사에 투자해 왔다. 구체적으로 셀트리온은 지난 2019년 미국 mRNA CDMO 트라이링크 바이오테크놀로지(TriLink BioTechnologies)와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을 위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서 회장은 “mRNA 플랫폼은 트라이링크와 개발을 시작했고, 현재는 자체적으로 내재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화이자 또는 모더나 수준의 mRNA 내재화를 이뤄낼 것으로 판단하며, 향후 관련 특허와 기술이전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중항체 신약개발에 관련해 서 회장은 “에이비프로의 이중항체 기술이 기존 약물보다 안전성 측면에서 차별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해 공동개발을 결정했다”며 “현재 신약후보물질을 동물모델에서 비임상 연구중으로, 내년 임상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셀트리온은 영국 익수다 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에 지분을 투자하고 ADC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서 회장은 "익수다는 ADC 개발 및 승인경험이 풍부하고, 플랫폼 기술도 우수해서 투자를 결정했다"며 "국내 레고켐바이오의 기술과 차별화 포인트는 많지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임상개발 및 승인경험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한 경우 익수다의 지분률을 더 키우거나, 다른 기업과도 협업을 고려중"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선 피노바이오와도 ADC 공동개발을 진행중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뒤를 잇는 신약으로 아일리아를 염두에 두고 있다. 서 회장은 “2~3개 후보를 두고 고려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하진 않았다”며 “아일리아는 안구에 직접주입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고통을 느끼는 한계가 있어, 램시마SC처럼 신약으로 개발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약개발 외에도 셀트리온은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와 의료외품으로도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서 회장은 “AI 디지털헬스케어, 결국 원격의료(비대면진료)는 결국 고령화 시대에 전세계의 숙제로 생각한다”며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의장과 오랫동안 연구를 진행해 왔고, 인력확충 및 별도 연구소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본격적인 진행은 3사합병 이후가 될 것으로 보지만, 경쟁기업에 비해 뒤쳐지지 않도록 직접 챙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세계 직판망 구축을 통해 의약외품 시장진출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서 회장은 “전세계 직판망을 구축한 글로벌 제약사 대부분이 자회사를 통해 의약외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매출은 크지만 경쟁이 심해 이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분야지만, 직판망을 구축한 만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3사 대표들은 기존의 회사 내부운영에 집중하고, 이사회 공동의장으로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셀트리온그룹의 사업 경쟁력을 키우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거시적 관점에서 글로벌 기업인수(M&A)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올해 미국에서 전이성 직결장암 치료제 ‘베그젤마(CT-P16)’,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CT-P17)’ 등 후속 바이오시밀러를 시판할 계획이다. 램시마SC는 올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스텔라라(Stelara), 아일리아(Eylea), 졸레어(Xolair), 프롤리아(Prolia), 악템라(Actemra) 바이오시밀러를 올해 허가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