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올해 제약·바이오 시장은 격변의 해를 맞이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2년 넘게 장기화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과 파산 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그 어느때보다 역동적인 시기를 맞고 있다. BMS가 셀진(Celgene)을 740억달러에 인수한 건 이후로 조용했던 M&A 시장에서 4년만에, 지난달 화이자의 씨젠(Seagen) 인수 메가딜(mega-deal)이 성사되는 의미있는 마일스톤이 있었다. 이 가운데 빅파마를 중심으로 업계는 그 다음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단장은 지난 5일 출범 2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최근 글로벌 제약산업 동향을 보면 딜(deal) 숫자가 급격하게 감소했다”며 “여기에 작년 노바티스가 포문을 연 8000명 감원을 시작으로 빅파마는 인원감원(layoff)에 목숨을 걸고 있다. 엄청난 숫자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줄줄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거대한 움직임 속에 화이자도 예외는 아니다.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와 치료제 제품 ‘팍스로비드’로 각각 378억달러와 189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사상 처음으로 한해 매출액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그럼에도 불구 화이자는 지난달에만 항암제·백신에 집중하는 라호야 연구센터에서 인력을 해고했으며 올해 중반까지 지속해서 인력을 감축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묵 단장은 “놀랍게도 화이자는 비용은 줄이면서도 투자는 과감하게 하겠다는 전략”이라며 “화이자는 지난해만 영업이익 50조원을 냈는데, 이 돈을 그대로 항체-약물접합체(ADC) 회사 씨젠(Seagen; 전 시애틀제네틱스)을 55조원(430억달러)에 인수하는데 썼다. ADC 분야를 아예 먹어버리겠다는 의지다. 씨젠은 바로 직전까지 미국 머크(MSD)가 인수하려다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제재를 걸어 결렬됐던 회사”라고 설명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