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천승현 기자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 수출했다가 글로벌 개발이 중단된 '올리타'가 부작용에 발목잡힐 가능성이 제기됐다. 보건당국은 '올리타'를 투여받은 환자에서 중중 피부 이상반응이 발생한 사실을 인지하고 원칙적으로 신규 환자에 올리타 처방을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비소세포폐암치료제 ‘올리타(성분명 올무티닙)'의 허가 후 임상시험에서 허가사항에 반영되지 않은 중증피부이상반응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다.
중증피부이상반응은 스티븐존슨증후군(SJS)과 독성표괴사용해(TEN)이 해당되며 심한 급성 피부점막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피부괴사 및 점막침범 특징을 나타내며 주로 약물 등에 의해 급성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신규 환자에 올리타 사용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이미 사용 중인 환자는 의료인 판단 하에 신중하게 투여하도록 권고했다. 임상시험에 참여중인 환자에게는 의료인이 관련 정보를 충분히 설명한 후 환자 재동의를 거쳐 신중하게 사용토록 조치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임상시험 과정에서 올리타와 관련성이 있는 ‘독성표피괴사용해(TEN)’ 2건(사망 1건, 입원 후 회복 1건),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 1건(질병진행으로 인한 사망) 등 중증피부이상반응이 발생했다. 올리타 투약자 731명 중 3명(0.4%)에서 중증피부이상반응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향후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 등의 절차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에 판매중지 등 추가 안전조치 필요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올리타 개발 중단도 피부 관련 부작용과 연관 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날한미약품은 이날 지난해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 수출한 항암신약 '올무티닙'(HM61713)의 권리가 반환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 7월 한국, 중국, 홍콩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올무티닙의 모든 적응증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갖고 임상 개발, 허가, 생산, 상업화를 진행키로 한미약품과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계약금은 5000만달러(약 550억원), 상업화 단계에 도달할 경우 단계별 마일스톤 6억8000만달러(약 7500억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한미약품 측은 "베링거인겔하임은 올무티닙의 모든 임상데이터에 대한 재평가 및 폐암혁신치료제의 최근 동향, 폐암치료제에 대한 자사의 비전 등을 고려해 올무티닙의 권리를 한미약품으로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올리타는 기존 표적 폐암치료제 중 하나인 EGFR-TKI(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티로신키나제 억제제)에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는 환자(비소세포폐암)에 사용되는 신약이다. EGFR-TKI는 암세포의 성장, 분화 및 생존에 관여하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티로신키나제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암세포의 생존, 증식, 전이를 막는 약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