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12일(현지시간) 일루미나(Illumina)와 그레일(Grail)에 각각 4억3200만유로와 1000유로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피인수된 그레일에 대한 벌금 1000유로는 상징적인 벌금부과로 해석된다.
이는 EC의 합병승인 전에 일루미나가 그레일의 합병을 완료한 것에 대한 조치다. EU 합병규정(EU Merger Regulation)에 따르면 합병은 EC의 승인을 받을때까지 시행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한 회사에 글로벌 수익의 최대 10%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일루미나는 지난 2021년 EC의 인수합병에 대한 검토가 완료되기 전에 그레일 인수를 강행한 바 있다.
이번에 일루미나에 부과된 벌금은 EC가 지금까지 부과한 합병규정 위반 벌금 중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업계에 따르면 통신회사인 알티스(Altice)에 지난 2018년 부과된 벌금 1억2450만유로가 종전 최고기록이었다.
이에 일루미나에 대한 그레일 매각에 대한 압력이 한층 더해지고 있다. 현재 EC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일루미나의 그레일 인수가 반독점 정책을 위반했다고 지적하며, 인수철회 및 그레일 재매각을 명령했으며, 일루미나는 이에 대해 항소한 상태다.
EC는 “일루미나와 그레일은 EC의 심층조사(in-depth investigation) 중에 합병중단 의무를 고의로 무시했다”고 강조하며 “일루미나가 그레일 인수실패시 리스크와 규정위반시 벌금 등에 대한 리스크를 전략적으로 비교해 의도적으로 인수합병을 진행한 것으로 판단되며, 이에따라 규정상 가능한 최대규모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그레일은 규정위반에 적극적이었지만, 첫 사례이므로 1000유로의 상징적 벌금만 부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프란시스 데소자(Francis deSouza) 일루미나 CEO는 지난달 사임의사를 밝혔으며, 현재 찰스 대즈웰(Charles Dadswell) 일루미나 수석부사장(Senior Vice President)이 임시로 CEO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