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인체로 들어간 염기편집(base editing)이 DNA 서열을 바꾸는 치료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최초의 개념입증(proof-of-concept, PoC) 데이터가 도출됐다. 염기편집은 기존 유전자편집(gene edting)과 달리 DNA 두 가닥을 자르지 않으면서, 하나의 염기서열만 정밀하게 바꾸는 기술이다. DNA 서열상에서 염기 아데닌(A)을 구아닌(G)으로 바꾸는 식이다.
염기편집 기술에 대한 첫 개념입증을 보여준 회사는 버브 테라퓨틱스(Verve Therapeutics)로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심장학회(AHA 2023)에서 이형가족성 콜레스테롤혈증(HeFH) 환자 10명에게 간을 타깃해 PCSK9 유전자를 비활성화하는 인비보(in vivo) 염기편집 ‘VERVE-101’을 투여하자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C을 최대 55%까지 낮춘 임상1b상 중간결과를 공개했다.
지금까지 데이터는 기존에 시판된 PCSK9 약물과 유사한 수준의 효능을 보여주고 있으며, VERVE-101은 염기편집이라는 작용 메커니즘을 통해 1회 투여만으로 평생 LDL-C를 낮추는 컨셉이다. 특히 이번 임상을 진행한 HeFH 환자의 경우 LDL-C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1회 투여 약물로 이러한 순응도(adherence)와 효능 이슈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접근이었다.
그러나 기쁨의 순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임상에서 2명의 환자에게서 심각한 심장독성이 발생하고 이 가운데 1명은 ‘약물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심근경색으로 드러났다. 임상에서 염기편집 효능이라는 첫 번째 관문을 넘어서자마자, 부작용 이슈가 고개를 든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