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한미약품(Hanmi Pharmaceutical)이 지난 10일부터 14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간학회(AASLD 2023)에서 GLP-1/GCG/GIP 삼중작용제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efocipegtrutide, LAPSTriple agonist)가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NASH) 전임상 모델에서 다른 인크레틴(incretin) 경쟁약물보다 높은 간 섬유화 개선 효과를 보인 결과를 포스터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GLP-1 수용체(GLP-1R)와 글루카곤 수용체(GCGR), GIP 수용체(GIPR)을 활성화하는 삼중작용제이다. 다중 약리학적 효과를 통해 MASH 환자의 지방간과 간염증, 간섬유화 등의 복합적인 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에서 한미약품은 간 염증 및 간 섬유화가 유도된 모델에서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항염증, 항섬유화 효과를 경쟁 인크레틴 유사체(GLP-1, GLP-1/GIP)들과 비교 평가했다. 그 결과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 반복 투약시 간 조직에서 염증과 섬유화 개선 효과를 확인했으며, 특히 간 섬유화 개선에서는 다른 인크레틴 유사체보다 우수한 효능을 확인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치료 후보물질들이 임상개발과 임상 준비(filing) 단계에 있지만, 간 섬유화 개선에서는 뚜렷한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현재 간 생검(liver biopsy)으로 확인된 섬유증을 동반하는 MASH 환자들을 대상으로 위약 대비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치료 유효성, 안전성, 내약성 등 확인을 위한 후기 임상2상을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알코올 섭취와 무관하게 서구화된 식습관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MASH는 마땅한 치료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개발중인 약물들 대부분이 간 섬유화 개선 효능이 미미해 의료 미충족 수요가 매우 높다”며 “한미의 R&D 역량을 결집해 조기에 상용화 단계에 이를 수 있도록 임상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번 학회에서는 미국 머크(MSD)는 지난 2020년 한미약품으로부터 라이선스인한 MASH 치료제 후보물질 GLP-1/GCG 이중작용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efinopegdutide, LAPSDual agonist)’의 임상2a상 추가분석 결과 2건이 포스터를 통해 공개됐다. 머크는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환자의 백그라운드나 인종에 상관없이 대조약(세마글루타이드) 대비 우수한 지방간 개선 효능을 나타냈다.
한편 올해 6월 AASLD는 발병에 관여하는 여러 원인을 포괄해 표기하기 위해 NAFLD를 MASLD(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로, NASH는 MASH(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hepatitis)로 변경된 이름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