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SK Bioscience)는 23일 국제백신연구소(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 IVI)와 공동 개발한 장티푸스 접합백신 ‘스카이타이포이드 멀티주(NBP618)’가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re-Qualification, PQ)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 백신 2종, 수두 백신, 장티푸스 백신 등에 대해 WHO PQ 인증을 받았다.
WHO PQ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백신의 제조 공정, 품질, 임상시험 결과를 평가해 안전성 과 유효성, GMP를 인증하는 제도로, 심사 통과 시 국제 조달 입찰자격이 주어진다. 세부적으로는 △임상시험과 품질데이터를 포함한 기술문서 심사 △샘플 품질 테스트 △공장 GMP 설비와 품질관리 수준 실사 등의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WHO PQ 인증은 유니세프(UNICEF), 범미보건기구(PAHO) 등 UN산하기관이 주관하는 국제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스카이타이포이드는 빌&멜린다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의 연구비 지원을 바탕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와 IVI가 공동개발한 장티푸스 접합백신이다. 운반체 역할을 하는 디프테리아 독소단백질(디프테리아 톡소이드)에 항원 역할을 하는 장티푸스균의 다당류를 접합하는 정제 Vi다당류-디프테리아톡소이드 접합체 방식을 이용했다. 회사는 기존 경구용 생백신이나 다당류 백신에 비해 생후 6개월~만2세의 영유아에서도 접종 가능하며, 1회 접종으로도 충분한 면역원성과 장기적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카이타이포이드는 지난 2022년 글로벌 임상3상 결과를 기반으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용 승인을 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IVI가 네팔에서 생후 6개월 이상 만 45세 미만의 건강한 사람 21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3상에서 스카이타이포이드의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는 WHO PQ 인증을 획득한 기존 다당류-단백질 접합 장티푸스 백신과 비교한 결과로 국제 학술지 ‘란센 감염병 저널(The Lancet Infectious Disease)’에 게재됐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장티푸스 백신에 대한 수요가 높은 만큼, 공공조달 시장 등을 통해 주요 장티푸스 발병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WHO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매년 1100만에서 2000만명의 장티푸스 환자가 발생하며 이중 12만~16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제롬 김 IVI 사무총장은 “장티푸스는 높은 기온에서 더 많이 발생하며, 기후변화와 항생제 내성 증가 등으로 위험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장티푸스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통제하는 데 백신 접종이 필수적이며, IVI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포함한 협력기관들과 함께 백신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전세계 백신공급 불균형 해소와 공중보건 증진을 위한 글로벌 협력이 이번 WHO PQ 인증을 통해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WHO PQ 인증과 더불어 국가별 허가 등을 추가로 받아 백신이 신속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