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Lunit)은 오는 5일부터 10일(현지 시간)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2024 미국암학회(AACR 2024)에서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최신 연구성과 7건을 발표한다고 1일 밝혔다.
루닛은 암세포 주변 면역세포를 AI로 분석해 면역항암제 반응 여부를 예측하는 루닛 스코프의 임상적 효과를 지속 입증해오고 있다. 루닛은 AACR에 6년 연속 참가해 AI를 활용한 암 치료효과 예측 연구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가장 주요 연구로, 총 19만4259개의 환자 샘플을 통해 ERBB2 유전자변이와 HER2 발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내용을 공개한다. HER2 발현 수준은 암 치료방법 선택과 예후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연구진은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이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특정 ERBB2 변이 유형(ex20ins, S310x)을 가진 암 세포에서 HER2가 더 강하게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경향은 특히 ex20ins 변이를 가진 비소세포폐암 환자와 S310x 변이를 가진 요로상피암, 비소세포폐암, 유방암 환자에서 두드러졌다.
루닛은 이번 연구를 통해 암 세포에서 HER2 단백질을 많이 발현시키는 유전자 변이를 찾아냈으며, 이는 암 환자에게 어떤 약물을 사용할지를 결정하고, 암 치료 정밀도를 향상시키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루닛은 지놈앤컴퍼니와의 협업 연구를 진행, 18가지 암종, 795개 암 환자 샘플에서 AI 기반 면역조직화학(IHC) 분석을 통해 CNTN4와 면역항암제의 대표적인 바이오마커 PD-L1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간세포암, 자궁내막암, 위암, 췌장암, 전립선암 등의 암종에서 CNTN4 발현이 가장 많이 발생함을 확인했으며, CNTN4 발현율이 높은 모든 샘플에서 낮은 PD-L1 발현율이 관찰됐다. 이는 CNTN4와 PD-L1의 발현율이 반비례하며, PD-L1이 낮게 발현되는 암종에서는 CNTN4를 면역항암치료의 새로운 표적으로 고려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 다른 지놈앤컴퍼니 협업 연구를 통해서는 위암 환자 대상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에 대한 약물반응과 CNTN4 발현 사이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45명의 환자들을 CNTN4 및 PD-L1 발현 수준의 중앙값을 기준으로 분류한 뒤 치료 반응을 평가했다.
그 결과 CNTN4 발현율이 낮고, PD-L1 발현율이 높은 환자는 키트루다에 긍정적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더 높았으며 전체반응률(ORR)은 64.3%로 나타났다. 반면 CNTN4와 PD-L1 발현이 모두 높은 환자는 약물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키트루다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군은 반응 환자군에 비해 PD-L1 발현율이 낮고, CNTN4 발현율이 높았다.
CNTN4 발현율이 더 높은 환자군은 무진행생존기간(PFS) 평균 9.73개월과 전체생존기간(OS) 2.1개월로 다른 환자군 대비 예후가 나빴다. 이는 CNTN4 발현이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로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올해 AACR 학회에서는 그동안 발표했던 면역항암제 반응 예측에 대한 연구를 넘어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갖거나, 특정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 더 효과적인 옵션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범위를 확장했다”며 “우리의 목표는 AI로 맞춤형 암 치료를 현실화하는 것이며, 이번 학회의 연구 성과들이 그 가능성을 한층 더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