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예일(Yale)대학교 연구팀이 차세대 PNA(peptide nucleic acid)를 사용해 유전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교정 방법을 제시해 주목을 받고있다. 연구팀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에 "In vivo correction of anaemia in β-thalassemic mice by γPNA-mediated gene editing with nanoparticle delivery(살아있는 빈혈유전병 동물모델에서 γPNA의 나노입자 전달을 통한 유전자 교정)"라는 제목의 논문을 지난달 26일 게재했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매우작은 입자인 gamma-PNA를 FDA에서 승인받은 나노입자(nanoparticle)에 넣어 '살아있는 쥐에' 정맥투여해 유전자 교정에 성공했다. 해당 나노입자 방법은 퇴행성뇌질환 환자에게 쓰이고 있다.
PNA는 나노크기(nono-sized)의 합성한 분자로 기존 핵산에 당-인산뼈대가 아닌 '펩타이드'에 염기를 붙여 기존 유전자 치료가 가진 한계성을 극복한 물질이다. 그런데, 연구팀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차세대 플랫폼인 'gamma-PNA'를 제시한 것으로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Gamma-PNA는 기존 PNA의 곁가지(side chain)에 폴리에틸렌 글라이콜 그룹(polyethylene glycol group)을 추가한 새로운 물질로 PNA가 물에 잘 녹는 친수성을 띄게 한 것. 또한 gamma-PNA는 right handed helical motif를 가지게 하는 데, 이는 DNA가 이중가닥을 형성하는 방향성과 같아 DNA에 접근성이 커진다는 장점을 가진다.
PNA를 동물에 주입하게 되면 타깃 DNA에 붙어서 PNA-DAN-PNA triplex(삼중가닥)을 형성하고 결합력(binding affinity)로 차이로 인해 donor DNA가닥으로 치환되는 원리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쥐에 정맥주사했을 경우 조혈모세포(hematopoietic stem cells)에서 7%의 β-globin gene이 성공적으로 유전자 교정됐다. 기존 방법은 유전자 교정 효율이 0.1%인 것에 비하면 획기적인 결과다.
연구를 진행한 Danith Ly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질병치료를 위해 유전자를 100% 치환할 필요는 없으며, 7%만으로도 사람에서 충분히 치료 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실제 주입 후 140일 후에 빈혈동물 모델에서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동물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가 큰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2015년 획기전 유전자교정 방법이라고 소개된 CRISPR에 비해 '더 단순한' 방법이라는 점이다. 현재 각광받고 있는 CRISPR가 DNA를 자르는 역할을 하는 효소인 Cas9이 필요한데, 이로 인한 한계점도 있었다. 효소자체의 크기로 인한 접근성 한계 때문에 살아있는 동물에 바로 주입하기가 어려웠으며, 세포 안으로 들어가서 효소가 다른 DNA를 자를 가능성인 off-target의 위험이 있다. 또한 CRISPR는 타깃을 겨냥하기 위해 가이드 DNA(guide DNA)를 같이 주입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PNA를 이용한 치료제, 진단키트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올리패스의 PNA에 양전하를 띤 지질 입자를 부착해 기존 RNA 치료제가 가장 큰 한계점인 세포투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기술플랫폼으로, 타깃 분자인 mRNA (messenger RNA)에 결합해 원하는 유전자를 억제 혹은 활성화한다. 회사는 해당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파나진은 고순도의 PNA 대량생산할 수 있는 제조기술을 개발해 진단 키트를 개발, 판매하고 있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PNA를 이용해 선천성 난청을 판별하는 키트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으며 정밀의료를 위한 키트를 개발 중이다. 또한 회사는 PNA가 기존에 가진 친수성과 세포투과성을 극복한 자체 개발한 물질로 유전자 치료제를 만들 계획이라 밝혔다.
한편, 지중해 빈혈증(beta-thalassemia)은 β-globin gene의 결함으로 인한 유전병으로, 피속 산소를 전달하는 헤모글로빈이 비정상적인 형태로 변하는 것이 원인이다. 해모글로빈의 생산이 줄어 들면서 온몸으로 전달되는 산소량이 적어지면서 피로, 피부창백증 등을 나타내며, 이탈리아, 그리스, 지중해, 남아시아, 아프라카에서 발병율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