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신창민 기자
사노피(Sanofi)가 결국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지난해 10월 성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공개한 이후, 본격적인 구조 개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하우만 아슈라피안(Houman Ashrafian) 사노피 R&D 책임자(Head of R&D)가 ‘전체 파이프라인 우선순위 재조정 프로젝트’와 관련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이 외부로 유출되며 이같은 소식이 알려졌다.
이후 회사측은 구조조정 절차가 진행중이며, 항암제(Oncology) 프로그램을 축소할 계획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회사측은 어느정도 규모로 인력을 감원할지,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중단할지 등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 회사는 면역학(Immunology) 등 가능성이 높은 프로그램에 투자를 가속화하기 위해 자원을 재분배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로써 사노피도 최근 바이엘(Bayer), 노바티스(Novartis), 바이오젠(Biogen)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진행중인 구조조정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바이엘 등 앞선 세 회사 모두 성장침체를 넘어서기 위해 조직구조를 단순화하는 등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사노피는 현재 매출실적에 있어 ‘듀피젠트(Dupixent, dupilumab)’에 의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듀피젠트만 제외했을 때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더욱이 듀피젠트 이외의 매출 주력제품의 특허만료와 제네릭 경쟁으로 인해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며 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사노피는 지난해 10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신약 R&D 투자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사노피는 면역학과 백신 프로그램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며, 반대로 항암제에 대한 R&D 투자는 줄일 방침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저조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항암제 제품과 계속된 임상실패가 이같은 전략적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
이후 사노피는 실제로 항암제 프로그램을 축소해왔으며, 지난 2월 지난해 실적발표 자리에서 CD38xCD28xCD3 T세포 인게이저(engager), PD-L1/IL-15 융합단백질 등 3가지의 초기 임상단계 프로그램의 개발중단을 알렸다. 또한 사노피는 지난 1월 항체 엔지니어링 신약개발 바이오텍인 인히브릭스(Inhibrx)를 22억달러에 인수하면서, 희귀질환 치료제 후보물질만 확보했다.
다만 사노피는 항암제 개발에 대한 우선순위를 줄여가고 있으나, 오히려 신약개발에 대한 R&D 투자는 높이면서 회사의 돌파구를 적극적으로 찾아가고 있다. 사노피의 지난해 R&D 투자 비용은 67억유로(74억달러)였으며, 사노피는 올해 7억유로를 추가로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는 2025년까지 면역학, 신경과학, 백신에 걸쳐 임상3상 프로그램의 수를 50%가량 늘려, 35개 이상의 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