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유럽의약품청(EMA)이 GLP-1 계열 약물과 자살, 자해충동 간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EMA는 아이슬란드의약품청(Icelandic medicines agency)이 GLP-1 작용제(agonist)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와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를 투여받은 환자가 자살, 자해충동을 보인 3건의 사례를 보고함에 따라 해당 사안에 대해 지난해 7월부터 검토해왔다.
이번 결과에 앞서 EMA는 지난해 10월 GLP-1 약물의 갑상선암 발병과의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해 그간 제기됐던 안전성 이슈는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EMA는 11일(현지시간) EMA의 약물감시 위해평가위원회(Pharmacovigilance Risk Assessment Committee, PRAC)가 분석가능한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GLP-1 계열 약물과 자살, 자해충동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MA는 지난해 11월 GLP-1 계열 약물의 연구결과 논문과 약물의 안전성을 증명할 의무가 있는 품목허가권자(Marketing Authorization Holder, MAH)에게 GLP-1 계열 약물의 추가 데이터를 요청해 검토했다. MAH에는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 일라이 릴리(Eli Lilly), 사노피(Sanofi),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등의 기업이 포함됐다.
EMA의 검토에 포함된 약물은 리라글루타이드 계열의 ‘빅토자(Victoza)’, ‘삭센다(Sexenda)’, ‘줄토피(Xultophy)’와 세마글루타이드 계열의 ‘오젬픽(Ozempic)’, ‘리벨서스(Rybelsus)’, ‘위고비(Wegovy)’, 엑세나타이드 계열의 ‘바이에타(Byetta)’, ‘바이두레온(Bydureon), 릭시세나타이드(lixisenatide) 계열의 ‘릭수미아(Lyxumia)’, ‘술리쿠아(Suliqua)’와 둘라타이드 성분의 ‘트룰리시티(Trulicity)’ 등이다.
추가로 EMA는 대규모 전자건강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s)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세마글루타이드 또는 다른 비GLP-1 작용제로 치료받은 과체중과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자살충동 발생률(incidence)를 조사한 최근 연구결과를 분석했다(doi: s41591-023-02672-2). 분석결과 세마글루타이드 사용과 자살충동 사이의 인과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
EMA는 전자건강기록을 기반으로 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자살, 자해관련 사건 위험을 분석한 또다른 연구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EMA는 GLP-1 작용제의 사용과 자살, 자해관련 사건 위험과의 인과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
노보노디스크, 릴리 등의 품목허가권자(MAH)는 향후 GLP-1 계열 약물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새로운 사건을 PSUR(Periodic Safety Update Reports, PSUR)에 보고해야 한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월 부작용보고시스템(FDA Adverse Event Reporting System, FAERS)에 접수된 자살충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GLP-1 계열 약물과 자살충동 간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한 예비분석(preliminary evaluation) 결과를 보였다. FDA는 추가분석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최종 분석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