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한국에자이(Eisai Korea)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아밀로이드베타(Aβ) 항체 ‘레켐비®(Leqembi, 성분명 레카네맙)’가 경도인지장애(MCI) 내지 경증(mild) 단계의 초기 알츠하이머병(AD)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고 24일 밝혔다. 아밀로이드 PET 촬영 이후 뇌 아밀로이트 플라크 양성인 환자에 한해 처방된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레켐비를 승인한 4번째 국가가 됐다.
아직 국내 치료 가격은 결정되지 않았으며, 보험과 관련해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국내에서 아밀로이드 PET은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다.
레켐비는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Aβ) 응집체(aggregates)와 원섬유(protofibrils)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이들을 제거하는 매커니즘을 기반으로, 초기 알츠하이머병의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인정받아 승인된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다.
허가 근거가 된 Clarity AD 임상3상에서 레켐비는 18개월 시점에 위약군 대비 CDR-SB(Clinical Dementia Rating Sum of Boxes)을 0.45점 감소시켜,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27% 지연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95% CI -0.67, -0.23, p<0.001).
국내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88만6173명으로, 이는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치매 전 단계로 알려진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65세 이상 인구 약 5명 중 1명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체 치매 환자의 1인당 연간 평균 관리 비용은 2112만원, 중증 치매환자의 연간 평균 관리비용은 3312만원으로 치매로 인한 사회의 경제적 부담이 크다.
고홍병 한국에자이 대표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 환자 수 및 관련 의료비의 증가로, 국내에서 치매 치료에 대한 미충족 수요 또한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에자이는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기대하는 환자 및 보호자를 위해 올해 말에는 레켐비가 국내 시장에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국내 치매 치료 환경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자이는 지난 15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주 1회 유지요법으로써의 레켐비 오토인젝터 자가투여 주사제(subcutaneous autoinjector, SC)에 대한 단계적 신청(rolling submission)을 시작했다. 이는 FDA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은 것에 대한 절차다.
레켐비 오토인젝터 자가투여주사제는, 2주 간격으로 정맥 주사 투여를 통해 초기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주1회 자가투여에도 지속적으로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 제거 효과가 나타나도록 하는 유지 요법의 일환이다. 승인될 경우 환자들은 기존의 정맥 주사보다 용이하게 환자 스스로 또는 간호인을 통해 자택이나 의료기관에서 보다 짧은 시간 내 레켐비를 통한 치료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에자이는 바이오젠과 레켐비 상업화 및 프로모션에 대한 협력을 체결했으며, 전세계 레켐비 개발 및 규제 제출, 상업화 및 프로모션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에자이가 레켐비 제품 유통 및 홍보·마케팅을 주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