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이영신 씨어스테크놀로지(Seers Technology) 대표는 “웨어러블 의료기기와 인공지능(AI) 분석기술을 결합한 심질환 진단·스크리닝 기술과 입원환자 모니터링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진료영역과 환자 진료 전주기에서 새로운 의료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올해는 건강검진 분야를 시작으로 매출이 본격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며 내년 흑자전환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코스닥 시장 상장에 따른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씨어스는 이번달 1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씨어스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13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며, 공모가는 희망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한 1만7000원으로 확정됐다. 앞서 씨어스는 1만500~1만4000원을 희망공모가로 제시했었다. 씨어스는 오는 10~11일 양일간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씨어스는 지난 2009년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출신 인력을 주축으로 이영신 대표가 설립했다. 씨어스는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이용해 핵심제품인 웨어러블 AI 심질환 진단·스크리닝 서비스 ‘모비케어(mobiCARE™)’와 입원환자 모니터링 서비스 ‘씽크(thynC™)’의 고도화와 후속 적응증 개발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모비케어는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환자의 심전도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양한 형태의 부정맥을 검출해 심혈관질환을 진단하는 솔루션이다. 기존 홀터심전도 방식은 도입이 부담스러운 고가 장비로 무겁고 착용이 불편해 환자 순응도가 떨어지고, 병원내 부정맥 진단을 위한 전문의가 필요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모비케어는 부정맥 진단을 위한 전문의가 없어도 도입이 가능하며 가슴에 부착하는 가벼운 기기로 현재 800곳 이상의 의료기관에 공급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장기 심전도 검사에 대한 수가가 책정된 이후 모비케어는 국내에서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씽크는 씨어스의 웨어러블 AI 기술을 심전도감시, 경피적 혈액산소포화도 측정 등 입원환자 모니터링 분야로 확장한 서비스다. 씨어스는 입원환자 모니터링에 필요한 분석 AI 솔루션과 함께 무선 웨어러블 의료기기, 네트워크 솔루션, 병동 모니터링 서버 시스템을 통합한 환자중앙 감시장치를 개발해 의료기기로 승인받았다. 향후에는 입원환자 뿐만 아니라 응급환자와 퇴원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씨어스는 씽크가 환자 편의성을 개선한 웨어러블 센서방식의 일반병동 중심 AI 모니터링 솔루션으로 중환자실 중심의 기존 방식의 한계를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기존 방식은 고가의 도입비용, 유선 케이블을 이용한 낮은 환자 편의성, 기기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한정된 의료자원에 부담원인 중 하나로 여겨졌다.
씨어스는 차별화된 비즈니스모델, 광범위한 임상연구 실적, 전국단위 고객 네트워크 등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특히 씨어스는 병원의 수가에 기반한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모비케어와 씽크는 현행 보험수가 체계안에서 병원이 수가를 청구할 수 잇는 심전도 검사 또는 경피적 혈액산소포화도 측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씨어스는 병원이 수가를 받을 경우 이를 일정비율로 분배받는다.
이 대표는 “모비케어와 씽크 사용을 위한 의료기기와 분석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시스템 등을 사측이 제공해 병원이 도입을 위한 초기비용 부담을 제거하고, 처방이 이뤄짐에 따라 없던 매출을 올릴 수 있게 해줘 병원의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win-win 구조의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씨어스는 현재까지 모비케어와 씽크를 이용해 누적 2만2509명을 대상으로 87개 임상연구팀이 참여한 35건의 다양한 임상연구와 관련 논문 발표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병원에서의 사용근거와 보험수가의 근거를 마련했다. 또 씨어스는 현재 모비케어를 도입한 상급 종합병원이 37곳, 2차 의료기관이 202곳, 1차의료기관이 473곳에 달하며 종합병원 검진센터와 전문검진센터 60여곳도 사용중이라고 설명했다. 씽크 역시 의료기관 2곳을 포함해 27곳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씨어스의 성장전략 7개는?
씨어스는 우호적인 시장환경, 본격적인 성장세, 파트너십 시너지, 건강검진 분야 본격화, 모비케어와 씽크 서비스 고도화, 글로벌 시장 진출 등 7가지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통해 의료AI 도입, 원격 모니터링&진료, 의료진과 환자 편의성 향상, 업무자동화 등 병원의 스마트화가 트렌드”라며 “이런 우호적인 글로벌 시장환경으로 직접적인 수혜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씨어스는 그간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구축했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진단→스크리닝→모니터링 서비스로 이어지는 서비스 확장전략에 따른 실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씨어스에 따르면 부정맥 외래진단 분야와 검진 스크리닝 시장에서 모비케어는 연간 예상수요의 각각 39%, 13% 수준의 처방건수를 나타내고 있다. 씽크를 이용한 입원환자의 병상모니터링 시장은 이제 0.5% 수준의 처방실적으로 이제 시장이 열리는 단계다.
씨어스는 지난 2020년 대웅제약과 모비케어의 국내 유통판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파트너십을 시작했다. 특히 대웅제약의 심방세동, 심재성 정맥혈전증 치료와 예방에 사용하는 항응고제 ‘릭시아나’는 모비케어 도입 이후 매출액이 2배이상 성장했다. 씨어스와 대웅제약은 올해초 파트너십을 확대해 모비케어에 이어 씽크의 국내 유통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전국 76만개 병상 수요를 타깃해 공급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씨어스는 올해 2월 대웅제약과 함께 KMI한국의학연구소에 모비케어 기반의 AI 부정맥 스크리닝 시스템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건강검진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는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6개 병원에서 건강검진 수검자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웨어러블 AI 부정맥 조기 스크리닝 임상연구 결과와 KMI한국의학연구소에서 진행한 259명의 수검자 대상 실증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KMI한국의학연구원은 전국 8개 센터 및 약 130만명의 수검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매출은 18억8500만원을 기록했지만 전년동기 대비 올해 1분기 처방건수가 3배가량 늘어났다”며 “올해에는 74억48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간 구축한 플랫폼 모비케어와 씽크 서비스로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향후 2~3년은 건강검진 분야에서 매출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어스는 모비케어와 씽크의 고도화도 진행한다. 먼저 씨어스는 현재까지 900만시간 이상의 생체신호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적용 범위를 수면장애진단보조, 정신질환 진단보조, 배란일 예측, 심방세동 및 심부전 예측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씨어스는 입원환자 모니터링에 최적화된 웨어러블 의료기기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악성 부정맥 예측, 패혈증 예측, 심정지 예측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현재는 입원환자에게만 사용되고 있지만, 응급환자 원격 모니터링, 퇴원횐자 재택 모니터링, 의료진간 원격 협진 등 환자 진료 전주기로 모니터링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씨어스는 아시아 지역에서의 진단 모니터링 서비스에 대한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미국, 유럽, 중남미 등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씨어스는 몽골과 홍콩은 이미 진출해 서비스를 상용화해 원격 심전도 분석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카자흐스탄,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국에서 서비스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씨어스는 최근 베트남 국영 통신기업인 비에텔그룹 산하의 비에텔 솔루션즈(Viettel Solutions)와 파트너십을 맺고 모비케어와 씽크를 비에텔의 영업망을 통해 베트남 전역에 제공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