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윤석 기자
미국 머크(MSD)가 21가 폐렴구균 접합백신(pneumococcal conjugate vaccine) ‘V116’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받았다.
V116은 ‘캡백시브(CAPVAXIVE)’란 제품명으로 시판될 예정이다. 캡백시브는 기존 폐렴구균 백신에는 포함되지 않은 8개의 혈청형(15A, 15C, 16F, 23A, 23B, 24F, 31, 35B)을 가지고 있어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nvasive pneumococcal disease, IPD)의 84%를 커버할 수 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머크는 기존보다 더 넓은 범위의 환자군을 타깃할 수 있는 캡백시브로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화이자(Pfizer)와 경쟁하게 됐다. 화이자는 13가 접합백신 ‘프리베나13(Prevnar 13)’과 20가 접합백신 ‘프리베나20(Prevnar 20)’을, 머크는 15가 접합백신 ‘백스누반스(Vaxneuvance)’와 23가 다당류백신 ‘뉴모백스23(Pneumovax 23)’을 시판하고 있다. 지난해 프리베나13/프리베나20의 매출은 64억4000만달러, 백스누반스와 뉴모백스23의 매출은 10억7700만달러를 기록해 머크가 뒤쳐진 상태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지난 2018~2021년 데이터에 따르면 캡백시브가 가진 혈청형은 프리베나20에 비해 광범위한 IPD 보호효과를 보인다. 50세 이상에서 캡백시브와 프리베나20은 각각 84%, 52%, 65세 이상에서는 각각 85%, 51%의 보호효과를 제공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캡백시브가 가진 독특한 8개 혈청형은 50세와 60세이상 IPD 사례중 각각 27%, 30%를 차지한다.
머크는 17일(현지시간) 21가 폐렴구균 접합백신 캡백시브를 FDA로부터 가속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캡백시브의 약가는 1회당(single dose) 287달러로 책정됐다.
이번 캡백시브의 승인은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상업화 임상3상(NCT05425732, STRIDE-3 study)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또 FDA는 기존 폐렴구균 백신접종을 받지 않거나 받은 50세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캡백시브의 임상3상(NCT05526716, NCT05420961) 2건의 데이터도 참고했다.
머크는 상업화 임상3상에서 이전에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캡백시브와 프리베나20을 비교평가했다. 임상참여자 중 50세 이상은 코호트1(2362명), 18~49세는 코호트2(300명)으로 배정받았다.
백신접종 후 1개월차에 분석결과 코호트1에서 캡백시브는 프리베나20과 겹치는 10개의 혈청형(3, 6A, 7F, 8, 10A, 11A, 12F, 19A, 22F, 33F)에 대해 옵소닌화세포활성(opsonophagocytosis assay, OPA) 역가(GMT)로 분석한 면역반응에서 비열등성을 보였다. 캡백시브는 프리베나20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 11개중 10개에 대해서는 우월성을 나타냈다.
또 캡백시브는 18~49세 투여군에서 50~64세 투여군과 비교해 면역반응에서 비열등성을 보였다. 옵소닌화세포활성은 옵소닌(opsonin)이라고 불리는 물질이 항원에 결합해 대식작용를 강화하는 작용이다.
캡백시브 투여군에서 가장 흔한 부작용은 주사부위 통증 73.1%, 피로 36%, 두통 27.5%, 근육통 16.4% 등으로 나타났다.
월터 오렌스타인(Walter Orenstein) 에모리대의대 교수이자 머크 과학자문위원은 “침습성 폐렴구균으로 인한 합병증은 입원, 장기손상, 사망까지 초래하며 많은 경우 시판 폐렴구균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에 의해 발생한다”며 “캡백시브는 성인에서 대부분의 침습성 폐렴구균을 유발하는 혈청형을 포함하고 있어 질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dvisory Committee on Immunization Practices, ACIP)는 이달내에 캡백시브에 대한 접종권고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