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한미약품에게 2016년은 ‘고난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지난 9월30일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올무티닙의 권리가 반환됐다는 늑장공시가 나가면서 일이 다 꼬여버렸다. 비공개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혐의로 임직원들이 구속되는 등 기업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었고, 최근에는 얀센에 수출한 당뇨/비만치료제에 대한 임상이 일시 유예되면서 또 한차례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그런데 말이다.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올무티닙의 권리가 반환되기 전날, 즉 9월29일 오후 이른바 '악재 물타기'로 사용됐다고 의심받고 있는 그 1조원짜리 계약은 그렇게 별 의미가 없는 기술이전이었을까. 지금은 그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한미약품의 항암제 파이프라인 ‘HM95573’은 정말 악재를 막기 위해 사용할 총알받이에 불과했던 것일까.
일단 계약규모만 봐도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한미약품은 이 항암제를 기술수출, 제넨텍으로부터 계약금 8000만달러(약 900억원)와 임상개발 등과 관련된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8억 3000만달러(약 9100억원)을 받는 총 1조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후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판매에 따른 10% 이상의 로열티를 받는다. 한편, 제넨텍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HM95573의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됐다.
제넨텍이 어떤 회사인가. 세계 최대의 바이오텍으로 로슈의 핵심 자회사다. 제넨텍은 허셉틴, 리툭산, 아바스틴, 타세바 등 수많은 블록버스터 항암제를 배출한 회사로 현재 25개 항암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그 중 항체 관련은 12개, 표적항암제는 13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