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알츠하이머병 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이 조기진단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15일 새로운 개정안을 발표하면서다. 현재 알츠하이머병 분야에서 조기진단과 치료는 카테고리가 나눠져 있다. 그중 조기진단은 알츠하이머병이 악화되기 전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일차적인 스크리닝하는 목적이다. 조기진단을 통해 더 빨리 환자를 찾아낼수록 좋다. 그러나 치료제가 없는 실정에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찾는다 하더라도 5~10년후 인지저하증상을 보일 환자에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 항상 뒤따랐다. 다만 최근 빅파마의 알츠하이머병 임상대상이 앞단의 초기 환자로 옮겨지고 있는 상황에서 점점 더 많은 회사들이 베타 아밀로이드(Aβ, 이후 아밀로이드로 표기) PET 이미징 촬영이나 유전자검사의 지표를 통해 환자를 스크리닝을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임상승인여부는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가에 달려있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FDA가 임상적 증상이 전혀 없는 초기환자에서 기존의 인지기능 평가가 아닌 바이오마커를 인정한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0% 성공률’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승인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이 생긴 것이다. 여러 진단기법을 통해 잠정적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판별되는 환자에서 ‘병기진행을 늦추거나 혹은 막을 수 있는 약은 무엇인가’라는 새로운 미션이 생긴 것이다. 신약승인을 받기위해 아주 적절한 초기환자를 선별하고 약물효능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gold standard’ 바이오마커를 찾기위한 고민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혁안으로 조기진단과 치료제 개발 사이의 더욱더 긴밀한 연결고리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FDA가 알츠하이머병 임상개혁 나선 배경은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조기진단을 통한 초기환자 발굴이다. 그러나 다른 질환에서의 신약개발과는 그 개념이 다르다. 물론 암질환도 초기에 발견하면 좋다. 치료성공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제약사 입장에서 계속 약을 만들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암진화(cancer evolution)에 따른 약물내성 현상 때문이다. 암이 어떤 트릭으로 약을 피해간다면 그 트릭을 겨냥한 약을 개발하면 된다. 시판된 치료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 3차 치료제 개발이 가능한 이유다. 비소세포암에서 3세대 약물이라 불리는 EGFR T790M 타깃, 흑색종에서 차세대 BRAF V600E 타깃을 겨냥한 약 등 그 예는 많다. 그렇지만 알츠하이머병은 경우가 달라 보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