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그람양성 수퍼박테리아 치료제인 Delpazolid(LCB01-0371)가 내성균 치료 슈퍼 항생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중국 결핵원은 레고켐바이오의 Delpazolid와 화이자사의 블록버스터 항생제 Linezolid(Zyvox) 간의 약효 비교실험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미국미생물학회가 발간하는 Antimicrobial Agents and Chemotherapy(AAC) 최신호에 게재했다.
레고켐이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는 Delpazolid는 23S rRNA분자의 V 도메인에 결합함으로써 박테리아 단백질의 생합성을 저해하는 기전의 Oxazoladine 계열 약물이다.
중국 결핵원은 내성결핵을 포함 마이코박테리아 감염에 효과적인 치료제로 알려진 화이자의 Linezolid(Zyvox)와 Delpazolid의 약효를 비교하기 위해 120개의 다제내성 결핵(MDR-TB)균과 120개의 광범위내성 결핵(XDR-TB)균을 이용해 시험관(in vitro)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MIC(Minimum Inhibitory Concentration; 최소저지농도)를 비교 기준으로 삼았으며 Oxazoldine계 약물 내성 원인인 23S rRNA와 L3(rplC), L4(rplD)의 유전자 변이 발생 여부도 관찰했다.
실험결과 전체적으로 균주의 90% 이상을 억제하는데 필요한 농도(MIC90)의 경우 Linezolid가 0.25mg/L, Delpazolid가 0.5mg/L로 확인됐다. 다제내성 결핵균 군에서는 Delpazolid(0.5mg/L)가 Linezolid(1mg/L)보다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광범위내성 결핵균 군에서는 Linezolid(0.25mg/L)가 Delpazolid(1mg/L)보다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항생제 내성 기준을 판단하는 지표인 ECOFF(epidemiological cutoff value)값을 비교 측정했다. 그 결과 Linezolid는 기존 발표 논문과 유사한 1mg/L로 관찰됐으며 Delpazolid는 관찰 값에 따라 2mg/L로 설정됐다.
중국 결핵원은 두 약물 모두가 ECOFF 수치보다 적은 용량의 MIC90을 나타내 약효가 동등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내성 발생빈도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Linezolid의 경우, 해당 용량 적용시 8개의 다제내성 결핵균(8/120)과 5개의 광범위내성 결핵균(5/120)에서 내성이 발생했다. 반면 Delpazolid에 의해 내성이 발생한 다제내성 결핵균은 1개(1/120)에 불과했다. 광범위내성 결핵균의 내성 발생은 Linezolid와 같은 5개(5/120)로 관찰됐다.
또한 Linezolid에 의해 발생한 내성균 13개 가운데 7개의 균에서 Delpazolid가 약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3S rRNA와 rplC/D의 시퀀싱 분석을 통해 내성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23S rRNA의 2061 자리에서 발생하는 변이가 두 항생제 모두에게 강력한 내성을 가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흥미로운 점은 rplD 유전자의 codon 126번에서 치환변이(Arg→His)가 발생하면 Linezolid에 대한 강력한 내성을 가지게 되는 반면, Deplazolid에 대해서는 내성이 존재하지 않고 강한 항균효과가 관찰됐다는 것이다. 이는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Linezolid에 효과를 보이지 않는 환자들에게 Delpazolid가 유용한 치료제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레고켐의 Delpazolid에 대해 Linezolid와 비교했을 때 뛰어난 항균효과를 가진 동시에, 내성 발생 역시 2.9%에 지나지 않아 차세대 슈퍼항생제로서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레고켐바이오에서 임상을 총괄하고 있는 조영락 전무는 "결핵환자가 가장 많은 중국의 권위있는 기관에서 우리의 Delpazolid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큰 관심을 보이는 것에 대해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Delpazolid의 차별적 장점인 안전성을 바탕으로 기존 치료제들과 차별화된 차세대 블록버스터 항생제로 개발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글로벌 임상 개발의 포부를 맑혔다.
Delpazolid는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Orphan Drug) 지정, 감염성질환제품(QIDP)인증, 신속심사 대상(Fast Track)대상 의약품으로 선정됐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1상에서 높은 안전성을 확인하고 현재 국내에서 임상2a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미국 등지에서 글로벌 임상2b상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