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CRISPR 유전자가위가 안전성 이슈로 다시한번 업계를 뒤흔들었다. 이번엔 영국 웰컴생거연구소(Wellcome Sanger Institute) 브래들리(Bradley) 교수팀이 CRISPR 유전자가위가 예상치못한 DNA 변이를 유발할 가능성을 가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CRISPR 기반 치료제가 암을 유발할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논란이 제기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다. 올해초부터 CRISPR/Cas9이 인간에서 면역원성을 유발한다는 논란이 불거지는 등 실제 치료제로 적용할 때 안전성에 대한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
논문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리지(Nature Biotechnology)에 'Repair of double-strand breaks induced by CRISPR–Cas9 leads to large deletions and complex rearrangements'라는 제목으로 지난 16일자에 게재됐다.
CRISPR는 매우 정교한 유전자가위로 알려져 있으며, 기존에는 삽입과 결실(indels)이 13~15bp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Cas9 이외에 다른 뉴클레아지(nucleases)를 테스트했을 때도 수백개의 누클레오티드가 결실되는 케이스가 있었지만 희귀한 케이스였다. 그러나 연구팀은 현재까지는 주로 CRISPR의 표적부위와 주변부 서열에 국한해 유전자변이를 확인했기 때문에 CRISPR가 특이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브래들리 교수 연구팀은 마우스 배아줄기세포, 마우스 조혈전구체세포(hematopoietic progenitors), 인간망막 세포주에서 테스트했을 때 수천개 수준의 염기가 결실되거나 재배열되는 on-target 변이가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변이가 일어나는 기전은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를 주도한 브래들리 교수는 "우리는 이제까지 DNA 변이가 심각하게 과소평과된 것을 찾아냈다"며 "인간에 적용할 경우 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교정연구단장은 "치료제 개발시 이를 염두에 두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에 밝혀진 표적서열 재배열 가능성 때문에 임상 연구가 미승인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나 FDA가 추가 자료를 요청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단 표적 변이는 off-target 변이에 비해서 확인하기 쉽다는 설명이다.
이 소식이 발표되고 CRISPR 관련 회사들은 타격을 입었다. 나스닥에 상장된 CRISPR 회사로 △에디타스(Editas)는 7.12% △크리스퍼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는 8.60% △인텔리아(Intellia)는 9.94% 하락했다. 1세대 유전자가위기술인 징크핑거뉴클레아제(ZFN) 회사인 △상가모테라퓨틱스(Sangamo therapeutics)도 4.5% 하락했다.
인텔리아는 신속하게 이러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회사는 성명서에서 이번에 보고된 결과가 우려하는대로 새롭거나 특별히 더 놀랍지않다고 언급했다. 인텔리아는 "이러한 유전자결실이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CRISPR/Cas9에 특이적인 것이 아니며, CRISPR 기반의 치료제의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은 2018년, 중국은 2016년부터 환자 혈액내 면역세포를 ex vivo 방식의 CRISPR 임상개발이 진행되고 있다(NCT03081715, NCT03398967, NCT03166878, NCT02793856, NCT03044743, NCT03164135). 아직까지 in vivo 방식의 CRISPR 치료제 후보물질이 임상에 돌입한 예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