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국내 체외진단 의료기기의 신의료기술 평가가 '선 진입 후 평가' 방식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체외진단 의료기기의 시장 진입에 걸리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잠재력이 있지만 문헌 근거가 부족해 신의료기술 평가에서 고전하던 'First in Class' 의료기술의 시장 진입을 여는 별도 평가트랙도 마련된다.
정부는 19일 '혁신성장 확산을 위한 의료기기 분야 규제혁신 및 산업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 규제가 의료기기 산업의 빠른 기술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내놓은 대책이다.
현재 새로운 의료기기가 국내 시장에 진입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허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기존 기술 여부 확인, 보건의료연구원의 신의료기술평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 급여 여부 평가 순으로 절차를 밟는다. 모든 절차를 마치려면 최대 520일 이상이 걸린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안전성 우려가 적은 의료기술(의료기기)은 '선 진입 후 평가방식'으로 규제를 바꾼다. 인공지능(AI), 3D 프린팅, 로봇 등을 활용한 미래유망 혁신·첨단의료기술이 최소한의 안전성이 확보된 경우 우선 시장진입을 허용한 후, 임상현장에서 3~5년간 사용하여 축적된 풍부한 임상 근거를 바탕으로 재평가를 한다.
특히 체외진단검사 분야부터 신의료기술 평가를 사전 평가에서 사후 평가로 전환한다. 이렇게 되면 체외진단검사의 시장 진입에 소요되는 기간이 기존 390일에서 80일 이내로 대폭 단축될 것이라는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개발이력이 짧고 연구결과가 부족해 신의료기술평가에서 탈락하던 혁신·첨단 의료기술을 신속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 개선도 이뤄진다. 'First in Class' 의료기술의 시장 진입을 돕는 제도다.
특히 연구결과 축적이 어려운 혁신·첨단 의료기술은 문헌 근거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혁신·첨단 의료기술의 잠재가치를 추가적으로 고려해 시장 진입을 허용하는 별도 신의료기술 평가 트랙을 운용한다.
규제혁신과 더불어 의료기기 산업육성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먼저 연구중심병원에 ‘산병협력단’ 설립을 허용해 병원이 혁신적 의료기술 연구와 사업화 허브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환자진료 경험을 토대로 혁신 의료기기 개발을 선도할 연구의사 육성, 국산 의료기기 성능개선 지원, ‘의료기기산업육성법’ 제정 등 의료기기산업을 도약할 수 있는 정책을 적극 추진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헬스케어 혁신파크에서 열린 융복합의료기술 포럼에서 "안정성이 확보된 의료기기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고 신의료기술 평가의 복잡한 규제를 대폭 개선하겠다. 생명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지원하겠다. 도전이 가로막히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