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29일 바이오혁신성장대전이 열린 세종대 컨벤션센터. 오후 2시경 전시장 가장 안쪽 80여명 규모의 세미나실이 참가자들로 가득찼다. 국내 바이오제약분야 기업 및 학교, 벤처캐피탈 등 투자사 등에서 온 100여명은 다소 비좁고 산만한 장소였지만 연자들의 발표에 집중하면서 각 발표가 끝날때마다 질문을 쏟아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바이오스펙테이터,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공동 주관한 바이오파마 테크콘서트장이었다.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에서 사업화 가능한 유망기술을 소개하는 바이오파마테크콘서트는 2016년부터 시작한 행사로 이번에는 '2018 바이오 혁신성장대전'의 부대행사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총 4건의 신약개발 연구가 공개됐다. 먼저 정상전 성균관대 교수가 개발한 차세대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에 대한 발표로 행사가 시작됐다. 정 교수는 앱티스라는 바이오벤처를 창업하기도 했다.
발표에 나선 김주환 연구소장은 "비균일성 이슈가 존재하는 1세대, 항체의 돌연변이 과정을 거쳐야하는 2세대 ADC의 문제점을 보완해 항체변이를 최소화하고 균일하게 제작이 가능한 ADC를 연구,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앱티스는 항체의 특이적 부위에 광반응으로 유도된 공유결합으로 약물을 탑재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정원 서울대 교수는 간질환의 새로운 타깃인 TM4SF5 단백질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0년 이상 해당 단백질 연구를 진행해온 이 교수는 "단백질의 성질과 기능, 다른 단백질과의 상호작용 등을 밝혀내고 이를 타깃으로 간질환 제어가 가능한 항체와 저분자화합물을 발굴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용태 서울대 교수가 질병 단백질을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AUTOTAC' 기술을 발표했다. 체내 단백질 제거 메커니즘 중 자가포식(Autophagy)을 이용한 기술이다. 이와 관련한 체내의 병인 단백질을 제거하는 개념의 PROTAC이라는 기술이 국내외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권 교수는 PROTAC과는 다른 독자적인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권 교수는 "암과 퇴행성 뇌질환 등 여러 질환에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AUTOTAC 시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순서로는 다유전자형 및 약제내성 C형간염 치료가 가능한 NS5A 저해제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김병문 서울대 교수는 "다중 유전자 변이에 의해 생긴 약제내성 C형간염 치료제를 위해 돌연변이 유전형에 대응하는 신규 화합물을 개발했다"며 "기존 치료제과 비교해 훨씬 적은 용량으로도 효과를 보이는 것을 세포 실험을 통해 확인한 상태"라고 말했다.
바이오파마테크콘서트는 연구자 발표 이외에도 기술이전을 위한 별도의 파트너링을 진행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10여건이 넘는 파트너링이 진행됐다. 특히 AUTOTAC 기술에 관심을 갖고 찾은 기업과 투자자들이 상당해 권 교수에 대한 파트너링 요청이 쏟아졌다. 현장에서 만난 한 투자자는 "PROTAC이 글로벌하게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등 높은 관심을 받고 있어 권 교수의 AUTOTAC에 관심을 갖고 방문했다"고 말했다. PROTAC 관련 기업, 연구자들도 이날 행사장에서 눈에 띄었다.
매년 2회씩 열리는 바이오파마테크콘서트는 국내 유망기술 소개의 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주최측 관계자는 "실제 기술이전이나 투자에 관심있는 분이 바이오파마테크콘서트에 참여하면서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한 높은 관심을 살펴볼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유망한 기술을 발굴해 소개하는 자리를 지속해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