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이달초에 열린 2018년 혈액암학회(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 ASH)의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차세대 이중항체’였다.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면역관문억제제, CAR-T에 이은 새로운 트렌드다. 암젠, 로슈, 리제네론 등이 차세대 T세포 engager 이중항체 후보물질을 혈액암 환자에게 투약한 ‘first-in-human' 임상 결과를 첫 공개했다.
이중항체 기술을 적용한 현재 시판되는 항암제는 암젠의 '블린사이토(블리나투모맙)'가 유일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4년에 블린사이토를 급성백혈병(ALL) 치료제로 승인했다. 블린사이토는 암젠의 BiTE(bispecific T cell engager) 플랫폼을 적용한 CD3xCD19 이중항체로, T세포를 CD19 발현 악성 B세포로 끌어들여 공격한다. 선두주자인 암젠은 CD3 이중항체가 체내에서 항암 작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했다.
블린사이토는 임상적 효능을 입증했지만, 상업화가 더뎠다. 그 이유로 첫째, 반감기가 약 2시간으로, 일반적인 항체 의약품의 반감기가 21일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매우 짧다. 따라서 실제 환자에게 24시간 혹은 48시간 동안 계속해서 약물을 정맥투여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둘째, 작용 메커니즘에 따라 체내에서 T세포가 과다 활성화하면서 독성 부작용이 나타났다. 셋째, 생산과 정제가 어렵다.
그런데 올해 기존 BiTE의 한계점을 극복한 새로운 플랫폼을 적용한 이중항체 임상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 ASH에서는 반감기를 기존 항체와 비슷한 수준까지 늘린 이중항체와 새로운 약물 타깃을 겨냥한 이중항체 후보물질이 대거 출현했다. B세포 비호지킨림프종(B-NHL)에서 CD20 타깃, 다발성 골수종(MM)에서 BCMA 타깃, 급성골수성백혈병(AML)에서 CD33 타깃 등을 겨냥한 이중항체 초기 임상 결과가 발표됐다.
이 가운데 B-NHL 암종에서 리제네론과 로슈-제넨테크가 CD3xCD20 이중항체를 환자에게 투여한 초기 임상결과가 주목을 끌었다. 기존 CD20 항체에 재발/불응한 환자 등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환자에게 높은 치료효능을 보였고, 안전성 또한 우수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