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항암바이러스와 면역관문억제제의 병용투여가 항암 치료 효과를 높인다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면역항암치료의 걸림돌로 작용하던 낮은 반응성과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김찬·전홍재 교수, 이원석 박사 연구팀은 신장암 동물모델을 이용한 전임상 연구에서 항암바이러스 펙사벡(mJX-594)과 PD-1 또는 CTLA-4 타깃 면역관문억제제를 병용할 경우 치료 효과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또한 삼중 병용투여 시에는 일부 종양의 완전 관해가 유도되고, 치료 후에도 항암면역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암학회(AACR) 학술지인 'Clinical 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신장암의 표준치료인 PD-1, CTLA-4 면역관문억제제에 내성을 보이는 종양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신라젠의 펙사벡 항암바이러스를 해당 종양 내부에 투여하면 바이러스가 암세포와 암혈관을 파괴시킬 뿐만 아니라 종양 내부에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인 CD8+ T세포의 증가를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면역 증강 유전자들의 발현이 증가했고 면역 내성 종양이 치료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효과는 신장암, 간암, 대장암 등에서 일관되게 관찰됐다.
특히 항암바이러스와 2종의 면역관문억제제를 삼중병용한 결과, 40%의 치료군에서 종양이 완전 소실됐고 항암효과가 장기간 지속돼 대조군 대비 평균 생존기간이 2.3배 증가했다.
연구책임자인 김찬 교수는 "이번 전임상 연구결과를 통해 면역항암 치료 내성 극복 기반이 마련됐다"며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신장암 환자에서 항암바이러스와 PD-1 면역관문억제제의 임상시험(1b상)을 진행하고 있고, 병용요법이 향후 효과적인 암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신진연구)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