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신약(new molecular entities, NMEs)은 지난 20년래 최대치인 59건을 기록했다(승인제품 리스트). 최근 3년 동안의 NME 승인 건으로 2015년 45건, 2016년 22건, 2017년 46건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기술 발전과 함께 미충족 분야에 있는 신약 승인을 가속화하기 위한 FDA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반면 상반되는 모습도 있었다. 지난달 딜로이트(Deloitte)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12개 주요 빅파마의 R&D 투자 대비 성과(internal rate of return, IRR)가 지난해 1.9%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들 빅파마의 IRR 값은 2010년 10.1%에서 감소하는 모습이다.
이들 빅파마가 신약개발에 투입하는 비용은 증가했지만 예상 매출액은 줄어들었다. 구체적으로 신약을 시판하는데까지 드는 평균 비용은 11억8800만달러(2010년)에서 21억6800만달러(2018년)로 2배 증가한 반면, 약물의 최대 매출액 8억1600만달러에서 4억700만달러로 반으로 줄었다. 딜로이트는 빅파마가 지금의 R&D 모델로는 지속될 수 없으며,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추세를 보여주듯 지난해 화이자, GSK, 베링거인겔하임, 엘러간, 아스트라제네카 등 빅파마는 R&D 부문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혁신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파마와 바이오텍에서 일어나고 있다. 2018년 바이오텍의 IRR은 전년 12.5%에서 하락한 9.3%였지만, 빅파마보다 우수한 성과를 냈다. 이들은 한 분야에 특화된 회사다. 신약 하나의 평균 개발 비용이 28억500만달러로 높았지만, 더 가치있는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예상 매출액도 11억6500만 달러로 컸다.
이벨류에이트파마가 꼽은 ‘2019년 가치있는 R&D 프로젝트 20개’ 가운데 빅파마의 신약 후보물질은 단 2개뿐이었다. GSK가 내년에 임상 2상을 시작하는 BCMA ADC인 'GSK2857916'과 내년 3분기에 미국에서 승인될 것으로 기대되는 화이자의 리툭산 바이오시밀러다. 나머지로 언멧니즈가 큰 질환을 겨냥한 유전자 치료제, 항체(혹은 ADC) 치료제, 신규 타깃 약물 등이 주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