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석 SLMS(Secret Lab of Mad Scientist) 대표
지금까지 우리는 LDL 환원효소를 타겟으로 하는 약물인 스타틴이 개발되는 과정과 스타틴이 어떻게 블록버스터 약물이 되었는지의 과정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의 타겟은 LDL 환원효소 뿐만이 아니다. 혈중 LDL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여하여 이를 낮출 수 있는 새로운 타겟으로 떠오른 PCSK9(Proprotein convertase subtilisin/kexin type 9)이라는 단백질의 발견 과정과 이를 억제하는 항체의 개발 과정을 2회에 걸쳐 알아보도록 하자
스타틴의 한계
1990년대에 등장한 스타틴은 혈중 LDL 콜레스테롤의 조절과 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률 저하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리피토와 같은 스타틴은 의약품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되었다. 그러나 스타틴의 이러한 엄청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스타틴에도 한계가 있었다.
스타틴은 일반적으로 부작용이 상당히 적은 약물에 속하나, 두가지 부작용이 주요 관심을 끌어왔다. 이는 간 독성과 근육독성이다. 스타틴은 활동성 간 질환이나 만성 간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간 수치를 올릴 수 있다는 위험성 때문에 투여가 제한적이다. 또한 스타틴을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가장 빈번히 나타나는 것은 근육통을 포함한 근육병증인데, 단순 근육통이 95% 이상이고, 5%는 근육염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스타틴을 복용했는데도 불구하고 LDL 콜레스테롤 수준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유전성 콜레스테롤 과다증에 해당하는 환자들도 존재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스타틴의 한계를 극복하고, 스타틴과 다른 기전으로 LDL 콜레스테롤의 수준을 낮출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는지에 대한 고민들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PCSK9 라는 기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유전자가 LDL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지게 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