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3세대 유전자편집기술 크리스퍼(CRISPR)가 장기간, 고비용이 소요되는 신약개발 과정을 혁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12일 보고서를 통해 크리스퍼(CRISPR)가 유전자·세포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신약 개발 외에도 전통적인 합성신약 발굴 프로세스를 효율화해 신약개발 촉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보고서는 'Genetic Engineering & Biotechnology News의 'How CRISPR Is Accelerating Drug Discovery' 등을 분석한 것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특히 질병표적을 확인하고, 화합물을 스크리닝하며 동물모델을 활용해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는 단계에서 크리스퍼의 역할이 클 것으로 예측했다. 신약개발의 전임상 단계에 크리스퍼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약물발견의 과정은 질병 관련 약물표적(유전자, RNA 또는 단백질)을 결정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약물표적 후보는 학계에서 비롯된 여러 가지 과학적 연구에 기반한다. 여기서 크리스퍼는 많은 수의 후보 유전자를 체계적으로 억제 또는 활성화시켜 약물표적 확인이 가능하다.
또한 약물표적이 확인되고 검증된 후, 대용량 스크리닝을 통해 수백만개의 화합물을 조사하는 스크리닝 과정이 뒤따르는데 크리스퍼는 질병과 관련된 돌연변이 세포주를 보다 정확하게 제작해 세포 기반 스크리닝을 개선한다.
예를 들어 크리스퍼로 여러 개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동시에 유도해 질병 유전형을 보다 완벽하게 모방할 수 있으며 이렇게 제작된 보다 우수한 세포 모델을 사용하면 초기에 비효율적인 화합물을 정확하게 제거해 시간을 절약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유효물질 검증 단계에서도 크리스퍼는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크리스퍼를 통해 질병을 정확하게 모사하는 다양한 모델(1차 세포, 줄기세포 및 유기체)을 신속하게 제작함으로써 전임상 개발단계에 큰 영향을 준다.
소수의 후보물질로 좁혀진 화합물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단계는 흡수, 분포, 대사 및 배설 분석, 화학적 안정성 및 독성평가 등을 포함한다. 크리스퍼는 후보물질의 효능 및 안전성을 테스트하는 데 사용되는 세포 및 동물모델 제작을 가속화한다. 예를 들면 단일 돌연변이 동물을 교차시키는 대신 유전자를 직접 편집해 다중 돌연변이가 있는 마우스 모델을 제작할 수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임상시험 및 FDA 승인 단계에서 크리스퍼는 큰 역할을 하지 않지만 임상시험 단계에서 수집된 정보는 전임상 단계로 되돌아가 화합물 후속연구 시에 크리스퍼를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크리스퍼는 보다 빠르고 저렴한 신약개발을 가능하게 할 뿐 만 아니라 개인화 신약개발의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신약개발에서 크리스퍼의 역할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제약기업들은 크리스퍼 인프라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면서 "또한 크리스퍼는 개인화된 유전자 기반 및 세포 기반 치료제(CAR-T 등)를 개발하는 데에도 활발하게 사용돼 개인화 신약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