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신기술사업금융사(신기술금융사)가 국내 바이오투자의 한 자리를 꿰찼다. 이들이 작년 한해 바이오기업에 신규투자한 자금 규모만 6000억원에 이른다.
20일 여신금융협회가 최근 발간한 '신기술금융업권 현황 및 투자실적'에 따르면 2018년 신기술금융사의 바이오투자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기술금융사는 바이오, 핀테크, IoT 등 신기술사업에 투자 등 관리 운용을 종합적으로 취급하는 금융회사를 말한다. 창업투자사(벤처캐피탈) 보다 투자 규제가 적고 세제혜택이 있는데다 2016년 설립 자본금 규제까지 완화되면서(200억원→100억원) 신규진출이 늘고 있다. 2018년말 기준 등록된 신기술금융사는 104개로 전년 대비 12개사가 늘었다.
신기술금융사는 작년 총 2조4932억원을 신규투자했다. 이는 전년 1조6608억원대비 50.1%가 증가한 것이다. 2017년은 신기술금융사가 운영중인 모든 조합, 2018년은 신기술투자조합의 실적이 기준이라는 점에서 실제 증가율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기업 수 역시 778곳에서 1305곳으로 67.7% 늘었다.
이와 함께 신기술금융사의 업종별 투자비중은 바이오·의료 부문이 24.4%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16.3%에 비해 8.1%p나 비중이 증가했다. 신기술금융사의 신규투자액에 업종별 투자비중으로 환산하면 지난해 6000억원가량이 바이오기업에 투자된 셈이다.
신기술금융사의 바이오투자 확대는 벤처캐피탈의 움직과도 유사하다. 벤처캐피탈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캐피탈의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액은 8417억원으로 그 비중은 24.6%였다.
실제 일부 신기술금융사들은 바이오 전문심사역을 채용하는 등 바이오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한 신기술금융사 관계자는 "바이오기업 투자가 수익이나 엑싯 측면에서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하지만 벤처캐피탈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데다 바이오투자 경쟁이 심해 녹록치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기술금융사의 위상이 지속해서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바이오투자에서의 영향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나 벤처캐피탈사들이 겸영사로 신규 설립하거나 신기술금융사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018년말 기준 신기술금융사의 신규 신기술사업투자조합 결성금액은 전년(1조 6593억원) 대비 1조786억원(65.0%) 증가한 2조 7379억원으로, 운용 중인 신기술사업투자조합 결성금액도 2조7044억원(52.2%) 증가한 7조8847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