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아밀로이드베타 항체에 대한 마지막 기대가 무너졌다. 지난달 로슈의 '크레네주맙(crenezumab)'이 임상을 중단한 것에 이어 최후의 보루라 여겨졌던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Aducanumab)' 마저 실패를 알렸다.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21일(현지시간), 알츠하이머 및 알츠하이머로 인한 경증 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아두카누맙의 임상3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두카누맙은 인지장애 징후가 없는 건강한 노인에서 유래한 B세포 라이브러리에서 응집형 아밀로이드에 결합력을 가진 항체를 발굴한 것이다. 스위스 뉴리뮨(Neurimmune)에서 발굴한 물질을 바이오젠이 2007년 기술이전했다.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2017년부터 아두카누맙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아두카누맙은 알츠하이머 초기 환자 1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b상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효과적으로 제거했다. 또한 일부 환자에게서 인지기능검사인 MMSE(Mini Mental State Examination)와 임상적 치매척도(Clinical Dementia Rating Sum of Boxes, CDR-SB) 점수를 분석한 결과 인지기능이 개선되는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아두카누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바이오젠은 2015년부터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2건의 아두카누맙 임상3상(ENGAGE, EMERGE)을 진행했다. 각각 16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두 임상은 아두카누맙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고안됐으며 일차종결점은 위약 대비 아두카누맙의 CDR-SB 점수 변화로 측정된 인지기능 장애 개선 효과를 평가하는 것이었다.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결과에서 일차종결점을 만족시킬 가능성이 낮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이를 근거로 임상 중단을 결정했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임상2상 안전성 시험(EVOLVE)과 장기 확장 형태의 임상1b상 역시 중단할 예정이다.
Michel Vounatsos 바이오젠 CEO는 "이번 임상중단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의 어려움과 함께 신경과학에 대한 지식을 더욱 발전시켜야 하는 필요성을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 직후 바이오젠의 주가는 320달러에서 230달러로 27.4% 급락했다.
한편 최근 가장 유망한 신약으로 기대되던 아두카누맙마저 대규모 임상3상에서 실패함으로써 뇌속의 아밀로이드베타 응집을 저해해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겠다는 가설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