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의 바이오투자가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바이오투자 열기는 여전히 뜨겁지만 실제 투자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29일 벤처캐피탈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국내 벤처캐피탈의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액은 85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투자액 211억원에서 단숨에 600억원가량이 늘었다.
작년 수준에는 못 미친다. 2018년 같은기간 963억원에 비해 11%가량 줄었다. 투자 비중을 보더라도 작년에는 전체 투자액 3860억원 중 25%(963억원)가 바이오에 투자됐는데 올해는 4475억원 중 19.1%(856억원) 수준이다. ICT서비스(889억원), 유통/서비스(869억원) 다음이다.
2018년 벤처캐피탈의 국내 바이오분야 투자액은 8417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였다. 최근 4년(2014~2017) 중 최고였던 2016년 4686억원과 비교해도 약 1.8배가량 많았다.
투자업계에서는 국내 바이오투자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고 시중 자금 역시 풍부하다고 말한다. 다만 투자의 난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국내 투자할 바이오기업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 벤처캐피탈 바이오투자 심사역은 "시중에 풀린 자금 대비 창업한 매력적인 기업 수는 절대적으로 적다"면서 "지난 몇년간 이미 많은 기업들이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투자기업 수는 더 줄었다"고 설명했다.
수요는 많고 공급이 적다보니 바이오기업의 몸값이 올라가면서 기업가와 투자자와의 바이오기업에 대한 가치(밸류에이션)에 대한 이견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젤, 시드투자만으로도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았다는 일부의 사례들이 공유되는 등 기업들의 기대치가 높아졌고 이로인해 엑싯(Exit) 가능성을 고민하는 벤처캐피탈간의 투자 협상이 장기화되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산운용사, 신기술금융사 등 바이오투자자가 다양해지다보니 벤처캐피탈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고 실제 투자액과도 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벤처캐피탈협회는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 한국벤처투자 등을 통해 결성된 펀드나, 창업투자회사가 직접 투자한 사례를 집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좋은 바이오기업에 투자하려는 대기 자금은 여전히 풍부하다"면서 "창업에 나서는 연구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2분기부터는 바이오기업의 IPO가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바이오투자는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