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싱가포르 웨이브 라이프 사이언스(Wave life sciences)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2019 MDA Clinical and Scientific Conference’에서 뒤센 근이영양증(Duchenn muscular dystrophy)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엑손 스키핑(Exon skipping) 치료제 ‘수보더센(Suvodirsen, WWE-210201)’의 임상 1상(NCT03508947) 결과를 지난 16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뒤센 근이영양증은 디스트로핀(Dystrophin) 유전자의 엑손 49, 50이 결실되어 발병한다. 엑손 49, 50이 제거되면서 중지 코돈(Stop codon)이 생기는데, 단백질 합성이 중단되어 기능하지 못하는 디스트로핀이 만들어진다. 디스트로핀은 근 세포막(Sarcolemma)에 있는 세포골격(Cytoskeleton) 단백질이다. 뒤센 근이영양증 환자는 근육의 발달이 저하된다. 심장근, 호흡근에도 영향을 미쳐 20세 이전에 사망한다. 유병률은 10만 명당 약 4명이며, 남자아이의 경우 3500명당 1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85일간 진행된 임상 1상은 뒤센 근이영양증 환자 36명을 대상으로 ‘수보더센’을 주 1회 정맥 주사로 투여했다. 용량은 0.5mg/kg, 1mg/kg, 2mg/kg, 5mg/kg, 7mg/kg(또는 10mg/kg) 5가지로 나누어 진행됐으며, 치료제의 안전성, 내약성을 평가했다.
‘수보더센’ 투여그룹 67%, 위약그룹 80%에서 발열, 두통, 구토, 빈맥이 확인됐지만, 중등도의 부작용은 없었다. 다만 고용량인 5mg/kg, 7mg/kg(또는 10mg/kg) 투여그룹에선 hsCRP(high sensitivity C-Reactive Protein), 보체 인자 Bb(Complement factor Bb) 수치가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증가한 수치 모두 1주일 이내에 해결됐으며, 이상 반응을 보인 환자의 보체 C3 변화는 없었다.
현재 출시된 엑손 스키핑 치료제 중 뒤센 근이영양증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하는 것은 ‘에테플러센(Eteplirsen)’이다. 사렙타 테라퓨틱스(Sarepta Therapeutics)가 개발한 ‘에테플러센’은 엑손 51을 표적으로 작용한다. ‘에테플러센’은 PMO ASO(Phosphorodiamidate Morpholino Antisense Oligonucleotide)다. 디스트로핀 유전자의 pre-mRNA에 안티센스(Antisense)로 결합하여 엑손 51이 발현되지 않도록 억제한다. 엑손 51이 억제되면 길이는 짧아도 기능할 수 있는 디스트로핀이 만들어진다. ‘에테플러센’은 pre-mRNA와 시퀀스(Sequence)가 일치해야 작용할 수 있기에, 전체 뒤센 근이양증 환자 중 1%에서만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보더센’도 안티센스로 결합하여 디스트로핀 유전자의 엑손 51 발현을 억제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PS(Phosphorothioate)로 올리고머의 카이랄리티(Chirality)를 고정했다.
웨이브 라이프 사이언스는 비 임상 시험에서 ‘수보더센’의 엑손 스키핑 효율이 PMO ASO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했으며, ‘수보더센’은 뒤센 근이양증 환자 중 13%에게 치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웨이브 라이프 사이언스는 비 임상 시험, 임상 1상 자료를 토대로 임상 2/3상(DYSTANCE 51, NCT03907072)에서 사용할 ‘수보더센’ 용량을 결정했다. 48주간 참여하는 150명의 환자에게 4.5mg/kg 또는 3mg/kg을 주 1회 정맥 주사로 투여하여 위약 그룹과 비교할 계획이다. 1차 종결점은 디스트로핀 단백질 농도의 변화와 NASS(North Star Ambulatory Assessment)에서 정한 뒤센 근이영양증 진단기준으로 설정됐다. 2차 종결점은 근력, 달리기 등 근육의 기능을 측정하는 것으로 설정됐다. ‘수보더센’ 임상 2/3상은 미국 FDA로부터 CID(Complex Innovative trial Design) 프로그램으로 선정됐으며, 오는 7월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