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미국 포티세븐(Forty Seven)은 아서타 파마(Acerta Pharma)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Diffuse Large B-cell Lymphoma) 치료를 위한 삼중 병용요법 공동 임상시험 계획을 지난 10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악성혈액암종 치료제를 개발하는 아서타 파마는 2015년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에 인수됐다.
포티세븐과 아서타 파마는 로슈(Roche)의 자회사 제넨텍(Genentech)의 리툭시맙(Rituximab), 포티세븐의 CD47 항체 5F9(Hu5F9-G4), 아서타 파마의 BTK 억제제(Bruton’s Tyrosine Kinase inhibitor) 아칼라브루티닙(Acalabrutinib)을 삼중 병용하면 리툭시맙 재발성/불응성 DLBCL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DLBCL은 악성 림프종인 NHL 중 30~40%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NHL 치료제로 승인받은 리툭시맙은 B세포의 CD20을 표적한다. CD20은 조혈모세포, pro-B세포, 정상 혈장 세포, 다른 계열의 세포에서 발견되지 않기에, B세포 혈액암을 치료하는 항체 치료제의 표적으로 여겨진다. 리툭시맙은 CD20과 결합하여 비정상 B세포의 분열을 억제하고 사멸 신호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재발성/불응성 NHL은 비정상 B세포의 CD20 발현이 감소하여 리툭시맙에 반응하지 않는다. 현재로선 재발성/불응성 NHL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은 없다.
포티세븐은 리툭시맙과 5F9 병용요법으로 리툭시맙 재발성/불응성 DLBCL 환자 대상 임상 1b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2018년 11월 게재했다(DOI: 10.1056/NEJMoa1807315). 임상 1b상에서 리툭시맙, 5F9 병용요법은 객관적 반응률(ORR, Objective Response Rate) 50%, 완전반응률(CR, Complete Response) 33%를 보였으며, 부작용으로 Grade 1, 2 수준의 빈혈, 주입 관련 부작용만 나타났다. 5F9은 FDA로부터 패스트트랙(Fast Track) 대상으로 지정되었으며, 포티세븐은 리툭시맙 재발성/불응성 DLBCL 환자 대상 리툭시맙, 5F9 병용 임상 2상(NCT02953509)을 진행하고 있다. 포티세븐은 올해 2분기 안으로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CD47은 대식세포의 SIRPα(Signal-regulatory protein alpha)에 결합하여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신호 경로를 활성화한다. 정상 세포에 문제가 생겨 암세포가 되면 표면의 CD47을 그대로 가지고 있기에, 대식세포는 암세포에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5F9은 암세포의 CD47에 결합한다. 5F9과 결합한 CD47은 SIRPα와 결합할 수 없기에, 면역반응 억제 신호가 활성화되지 않는다.
BTK 억제제인 아칼라브루티닙은 NHL의 한 종류인 외투 세포 림프종(MCL, Mantle Cell Lymphoma) 치료제로 FDA로부터 2017년 10월 승인받았다. BTK는 B세포 수용체의 신호 경로에서 세포 분열, 단백질 발현 과정을 활성화한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아서타 파마는 만성 림프구 백혈병(CLL, Chronic Lymphocytic Leukemia), 다발성 골수종(MM, Multiple Myeloma), 발덴스트룀 거대글로불린혈증(WM, Waldenstrom Macroglobulinemia) 등 다양한 B세포 악성 종양을 대상으로 아칼라브루티닙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한편, 포티세븐은 제넨텍과 삼중 병용요법 공동 임상 3상 계획을 지난 4월 발표한 바 있다. 포티세븐은 리툭시맙, 5F9, 로슈의 PD-L1 항체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을 투여하는 삼중 병용요법을 DLBCL 치료제로 시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