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국내 연구진이 3D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사람 눈의 각막과 비슷한 인공각막을 만들었다.
포항공과대(POSTECH)는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 창의IT융합공학과 장진아 교수팀이 경북대의대 김홍균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3D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인공각막을 제작했다고 14일 밝혔다.
각막은 까만 눈동자 표면을 덮는 얇은 막으로 외부 환경으로부터 눈동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빛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기 때문에 투명해야 하고 눈동자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고 탄력이 있어야 한다. 각막이 심하게 손상되면 이식을 해야하는데 국내에서만 2000여명(2018년기준)이 각막기증을 기다리고 있어 평균 6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인공각막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한데 복잡한 제작 과정 때문에 투명하게, 생체 적합 소재로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사람의 각막은 내부 콜라겐 섬유로 된 격자 무늬가 촘촘하게 자리하고 있다. 각막 내 격자 패턴은 각막의 투명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만큼 그 동안 모사하려는 연구가 많았지만 복잡한 제작 과정과 체내 독성 물질 사용으로 실제 각막 이식체로 사용하기는 힘들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막 내 격자 패턴을 3D바이오프린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전단응력을 이용해 만들었고, 소재도 실제 각막 조직과 동일한 세포외 기질과 줄기세포를 섞어 바이오잉크 재료로 만들면서 생체 적합성까지 확보했다.
3D 프린팅 기술은 노즐을 통해 내부 잉크가 나오면서 만들어지는데 노즐을 지날 때 마찰력이 생기기 때문에 그 때 만들어 지는 전단 응력이란 힘이 있다. 연구팀은 이 힘을 조절해 콜라젠 섬유 구조의 배열을 제어하고, 실제 사람의 눈처럼 격자무늬를 지니는 투명한 인공 각막을 만들 수 있었다.
토끼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이식 4주 만에 실제 인간 각막 구조와 비슷한 격자 패턴을 생성하고 유지하면서 투명한 특성을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진아 교수는 "3D 프린팅을 할 때 발생하는 응력으로 각막 미세 구조를 모사해 체내 안정성과 투명성을 모두 확보한 연구다"며 "각막 대체재로 상용화한다면 각막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바이오패브리케이션(Biofabrication)지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