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국내 연구진이 피부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약물을 활용해 새로운 B형 간염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박성규 GIST 교수팀(생명과학부)과 조유리 차의과대학 교수팀, 김윤준 서울대학교 교수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항진균제로 오랫동안 사용해 왔던 시클로피록스(ciclopirox)가 B형 간염바이러스의 조립을 억제해 새로운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게재됐다.
B형 간염바이러스 치료제로는 현재 이 바이러스의 DNA 중합효소를 억제하는 약물들이 개발돼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약물들은 혈중 B형 간염바이러스의 농도를 극도로 낮출 수는 있지만 B형간염 표면항원까지 제거할 수 있을 정도의 완치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 이유는 핵에 존재하는 B형 간염바이러스 DNA의 안정성이 높아 약물들이 낮은 농도이지만 B형 간염바이러스의 생성을 완벽히 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새롭게 생성된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주변세포에 감염되며 이는 핵내 B형 간염바이러스 DNA를 보충하는 효과를 낳는다.
GIST 연구팀은 B형 간염바이러스 복제 억제제 개발을 해 B형 간염바이러스 복제를 손쉽게 분석할 수 있는 탐색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이를 이용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이미 승인이 된 약물 1000 여종을 시험했다. 그 결과, 시클로피록스(Ciclopirox)라는 약물이 B형 간염바이러스의 복제를 현저히 낮춰줌을 확인했으며 이는 B형 간염바이러스의 단백질 입자의 조립을 억제하는 것에 기인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실제, 시클로피록스는 이미 조립된 B형 간염바이러스의 내부로 들어가 그 구조를 변형시키며 이를 통해 세포내에서는 변형된 바이러스를 파괴 시킬 수 있음을 밝혀냈다. 시클로피록스는 인간화된 간 마우스(Humanized liver mouse) 모델에서도 경구 투여했을 때 B형 간염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며, 기존 약물과 병용시 시너지 효과를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B형 간염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경구 투여 용량이 실제 독성을 보이는 용량보다 낮아 그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시클로피록스는 B형 간염바이러스의 단백질 입자의 조립억제를 통해 복제를 억제하는 신개념 약물로 그 활용가치가 높을 것이라는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박성규 GIST 교수는 “향후 개발된 치료제와 중합효소를 억제하는 기존의 약물치료제를 병행한 후속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B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감염병위기대응기술개발, 총괄책임자 김윤준 교수) 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