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에이치엘비는 LSKB와의 합병으로 100% 항암제를 개발하는 기업이 됩니다. 이번 결정으로 에이치엘비는 2009년 LSKB에 투자하고 2015년 주식 스왑으로 LSKB의 최대주주에 오른 이후 바이오사업의 세번째 큰 변곡점을 맞게 됐습니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14일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기업설명회를 통해 전날 전격적으로 발표한 합병 추진에 대해 이 같이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10일 대표이사 복귀에 이어진 합병결정까지 진 회장의 숨가쁜 행보는 리보세라닙의 성공과 에이치엘비의 기업가치 재평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합병은 에이치엘비가 미국에 설립한 100% 자회사 HLB USA가 에이치엘비 보유 LSKB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 모두를 인수, 양사간 합병하는 삼각합병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LSKB 지분은 에이치엘비(59.83%), 에이치엘비생명과학(9.02%), 라이프리버(6.09%) 등이 나눠 보유하고 있는데 합병이 최종 완료되면 에이치엘비가 HLB USA를 통해 LSKB의 지분을 100% 보유하는 형태가 된다.
진 회장은 "에이치엘비가 LSKB의 지분 100%를 보유하면서 사실상 한 몸이 되는 것"이라면서 "이번 합병으로 LSKB(HLB USA)의 지배구조가 단순해져 에이치엘비가 빠르고 명확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치엘비는 신약개발기업으로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보세라닙은 이미 중국에서 팔리는 검증된 신약으로 글로벌 항암제 시판 문턱까지 왔으며 병용임상으로 적응증 확대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지만 기업가치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진 회장의 설명이다. 조선업을 영위하는 바이오투자사라는 다소 애매한 에이치엘비의 위상이 LSKB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이번 합병으로 재정립 될 것으로 기대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합병을 통해 에이치엘비는 바이오사업 지주회사, HLB USA(LSKB)는 신약개발 전문회사,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리보세라닙 생산회사로서의 위상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회장의 단독대표 복귀 역시 같은 맥락이다. 글로벌 3상 결과발표와 시판허가 등 주요사안들이 집중되며 최대주주의 복귀 필요성이 대두됐으며 주가하락 등에 적극 대응하고, 글로벌 신약의 시판허가까지 책임지고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와 함께 지배구조 및 사업구조 개편을 신속히 진행해 기업가치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번 삼각합병을 통해 기존 LSKB 주주는 최근 증자 당시 적용한 가치평가액(4.4억달러)을 기준으로 10%의 현금과 에이치엘비 주식을 지급받게 된다. 또한 언아웃(earn-out) 조항을 통해 신약허가신청(NDA) 완료 및 시판허가시 각각 10%의 현금을 추가로 지급받게 된다. 나스닥이나 코스닥 상장 대신 합병을 선택함으로써 기존 LSKB 주주가 가질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장치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의 개발 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이달 중 탑라인 결과발표와 2020년 NDA 신청, 다양한 적응증으로의 확대 및 파이프라인 확장을 통한 신약가치의 증대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리보세라닙을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기 위한 준비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직접판매, 일본은 기술이전, 유럽·남미는 코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으로 일본에서는 복수의 기업과 최종 라이선스 아웃 협상을 진행중이다. "시간은 우리편으로 갈수록 조건이 좋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과 관련해 중국의 헝루이 제약이 240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그 중에 좋은 결과만 모아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헝루이제약의 PD-1 캄렐리주맙(camrelizumab)과 리보세라닙의 병용 3상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아 진행될 예정이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은 병용요법의 탁월한 후보로 파이프라인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2020년이면 에이치엘비는 항암제를 시판하는 글로벌 신약기업이 될 것"이라면서 "적응증 확대와 M&A를 통해 파이프라인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증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이어 "뉴(New) 에이치엘비는 글로벌 초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내년 말 코스닥 시총 1위 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