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봉나은 기자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가 표적 단백질 분해 약물을 개발하는데 뛰어들었다. 길리어드는 단백질 분해 조절제 발굴 플랫폼을 보유한 누릭스 테라퓨틱스(Nurix Therapeutics)와 23억4500만달러 규모의 글로벌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9일 발표했다.
암이나 기타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누릭스의 약물발굴 플랫폼을 활용해 다년간 특정 표적 단백질의 분해를 유도할 수 있는 ‘E3 리가아제(ligase)’ 기반의 새로운 약물을 발굴, 개발, 상용화한다는 내용의 계약이다.
계약에 따라 길리어드는 계약금으로 4500만달러를 누릭스에 지급하게 된다. 누릭스는 단백질 분해 약물을 개발해 전임상, 임상, 허가, 상용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마일스톤으로 최대 약 23억달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후 제품이 판매되면 매출액의 두 자릿수에 해당하는 로열티도 받게된다.
길리어드는 이번 계약으로 도출될 수 있는 최대 5개 타깃의 약물 후보물질 사용에 대한 행사권 옵션을 가지며, 누릭스는 최대 2개 프로그램을 미국 시장에서 공동개발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지게 된다. 누릭스가 공동개발하기로 선택한 프로그램의 개발비용과 이익은 50대50 비율로 길리어드와 나누어 분담할 계획이다.
누릭스는 ‘유비퀴틴 시스템(Ubiquitin system)’에 집중해 단백질 수치를 조절할 수 있는 ‘E3 리가아제’ 조절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변형되거나 조절되지 않은 단백질은 체내에서 질환을 유발하고 진행시키는데 중점적인 역할을 한다. 이러한 단백질들은 ATP-의존적 단백질 분해효소 복합체인 프로테아좀(Proteasome)에 의해 분해되는데, 프로테아좀은 유비퀴틴(Ubiquitin)이 표지된 단백질만을 분해할 수 있다. 이때 표적 단백질에 유비퀴틴을 붙여주는 효소 중 하나로, E3 리가아제가 필요하다.
2015년 누릭스는 세포 내 손상되거나 필요하지 않은 단백질을 제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UPS)’을 이용한 치료제 개발을 위해 셀진(Celgene)과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누릭스와 셀진은 암, 면역질환 치료제로 E3 리가아제 종류 중 하나인 ‘CBL-B 단백질’과 또 다른 종류의 E3 리가아제를 타깃해 면역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한편, 카이메라 테라퓨틱스(Kymera Therapeutics)는 경구용 IRAK4 단백질 분해제 ‘KYM-001’에 대한 새로운 전임상 결과를 지난 19일 공개했다. 카이메라는 MYD88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발병하는 B 세포 림프종을 치료하기 위해 자사의 표적 단백질 분해기술 플랫폼 ‘페가수스(Pegasus)’를 이용해 IRAK4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KYM-001을 개발하고 있다.
카이메라는 MYD88/CD79 변이의 OCI-LY10 이종이식(Xenograft) 마우스모델에게 경구용 KYM-001을 적용한 결과, 종양 내 IRAK4 수치가 75% 이상 감소하고 종양 크기가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KYM-001을 애브비/J&J의 BTK 저해제 ‘이브루티닙(ibrutinib)’과 병용한 실험에서도 마우스모델의 종양 크기가 감소했다. 카이메라는 스위스 루가노(Lugano)에서 18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제15회 국제림프종학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lignant Lymphoma, ICML)에서 자세한 결과를 20일(현지시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