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승환 기자
미국 머크(Merck)는 새로운 항생제인 ‘리카브리오(Recarbrio)’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 6월 ‘저박사(Zerbaxa, 성분명 ceftolozane+tazobactam)’의 원내감염 박테리아성 폐렴(hospital-acquired bacterial pneumonia, HABP) 적응증 추가 이후 한달만에 새로운 항생제 승인 소식이다.
FDA는 감염질환인증제품(Qualified Infectious Disease Product, QIDP)으로 지정했던 머크의 그람 음성균(gram-negative microorganisms) 항생제 리카브리오를 우선 심사(Priority Review) 후 승인했다. 기존 베타-락탐계열(beta-lactam) 병용항생제인 ‘이미페넴(imipenem)+실라스틴(cilastatin)’에 릴레박탐(relebactam)을 추가한 리카브리오는 18세 이상의 복잡성 요로 감염증(cUTI, complicated Urinary Tract Infection), 복잡성 복강 내 감염증(cIAI, complicated Intra-abdominal Infection)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적응증으로 판매를 승인받았다. 머크는 리카브리오를 올해 안으로 미국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베타-락탐계 항생제는 7가지 항생제 계열 중 가장 많이 쓰이는 항생제다. 베타-락탐계 항생제는 표적 병원균의 세포분열 과정에서 세포벽 합성을 저해해 병원균 증식을 막는다. 일부 병원균의 경우, 베타-락탐계 항생제를 분해하는 베타-락타마제(beta-lactamase)를 가지고 있다. 항생제 투여에도 살아남은 병원균은 베타-락타마제 발현량을 높이는 것으로 베타-락탐계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게 된다. 릴레박탐은 베타-락타마제의 활성을 억제해 항생제 내성 기전을 막는 것으로 알려졌다.
FDA 승인의 근거가 된 임상은 복잡성 요로 감염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2상(Trial 1, NCT01505634), 복잡성 복강 내 감염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2상(Trial 2, NCT01506271)이다. 리카브리오는 기존에 검증된 치료제에 내성을 낮추기 위한 릴레박탐을 추가한 항생제로, 임상시험에서 약의 효능보다는 항생제 내성 발생과 부작용 위주로 검증했다.
머크는 베타-락탐계 항생제에 알러지를 가진 환자에게는 리카브리오 사용을 제한해야 하며, 간시클로버(ganciclovir), 발프로산(valproic acid) 관련 약물을 병용했을 때 발작(seizure), 혼동상태(confusional states) 등의 중추신경계 관련 부작용이 일어난 바 있다고 밝혔다.
리카브리오 사용 대상 병원균은 복잡성 요로 감염증 환자에게서 발견된 박테로이드(bacteroides) 계열의 카카(caccae), 후라길리스(fragilis), 오바투스(ovatus), 스테르코리스(stercoris), 테타이오타오미크론(thetaiotaomicron), 유니포미스(uniformis), 불가투스(vulgatus)이며, 싵로박터 프레운디(citrobacter freundii), 엔테로박터 클로아카(enterobacter cloacae), 대장균(escherichia coli), 후소박테리움 뉴클레아툼(fusobacterium nucleatum), 클레브시엘라 애로진스(klebsiella aerogenes), 클레브시엘라 옥시토카(klebsiella oxytoca), 클레브시엘라 폐렴막대균(klebsiella pneumoniae), 파라박테로이드 디스타소니스(parabacteroides distasonis),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에도 사용한다. 복잡성 복강 내 감염증 환자에게는 엔테로박터 클로아카(enterobacter cloacae), 대장균(escherichia coli), 클레브시엘라 애로진스(klebsiella aerogenes), 클레브시엘라 폐렴막대균(klebsiella pneumoniae),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이 검출된 경우에 사용한다.
에드 콕스(Ed Cox) FDA 항균 제품 사무국장은 리카브리오 승인 관련 발표자료에서 “FDA는 심각한 감염질환에 맞서는 환자에 치료방안을 제공하기 위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항생제 개발을 돕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