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승환 기자
저분자화합물로 단백질의 새로운 표적을 찾아내는 플랫폼 ‘SMM(Small Molecule Microarray)’을 보유한 미국 크로노스 바이오(Kronos Bio)는 1억5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A를 유치했다고 지난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크로노스 바이오의 시리즈A에는 비다 벤처스(Vida Ventures), 오메가 펀드(Omega Funds), 넥스텍(Nextech), 구글 벤처스(Google Ventures), 퍼셉티브 어드바이저(Perceptive Advisors), 인부스(Invus), 폴라리스 파트너스(Polaris Partners)가 참여했다.
크로노스 바이오는 자사 플랫폼인 SMM으로 질환 치료 가능성이 있는 단백질의 새로운 결합 부위를 찾아내, 표적 단백질을 조절하는 first-in-class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크로노스 바이오가 주요 표적으로 삼은 단백질은 DNA에 결합해 전사과정(transcription)을 촉진하는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 암유전자(oncogene) 발현으로 암세포의 생존과 증식에 관여하는 암단백질(oncoprotein)이다. 현재 크로노스 바이오가 SMM으로 확보한 파이프라인은 MARC(MYC/androgen receptor related cofactor), CDK9(Cyclin-dependent kinase 9)을 표적하는 저분자화합물이다. MARC는 전사인자인 MYC, 안드로겐 수용체(androgen receptor)를 조절해 전사과정을 촉진한다. 세포주기 조절인자 중 하나인 CDK9은 RNA중합효소II(RNA polymerase II)를 인산화시켜 전사과정을 촉진한다. 크로노스 바이오는 두 저분자화합물에 대한 전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크로노스 바이오가 보유한 SMM은 주로 DNA를 표적해 유전자 발현 정도를 판단했던 마이크로어레이(microarray) 분석법에 기반한다. 특정 DNA 서열에 수소결합하는 뉴클레오타이드 염기쌍(neucleotide base pair)을 슬라이드에 배치했던 기존 마이크로어레이와 달리, SMM은 특정 아미노산 서열에 결합할 수 있는 저분자화합물을 배치한다. 정제된 상태이거나 세포 내 용해물(lysate) 상태의 단백질을 SMM 슬라이드에 노출시키면, 일부 단백질이 SMM 슬라이드의 저분자화합물에 결합하게 된다. 단백질에는 형광표지항체(Fluor-labeled antibody)가 결합할 수 있는 태그(Tag)가 달려있으며, 저분자화합물은 구조에 따라 SMM 슬라이드 상의 위치가 다르게 배열되어 있다. SMM 슬라이드에서 형광표지가 나타나는 위치에 따라, 단백질이 어떤 구조의 저분자화합물에 결합했는지 알아낼 수 있다.
크로노스의 과학기술 창립자(scientific founder)인 안젤라 코엘러(Angela Koehler) MIT 생명공학과 교수는 SMM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한 바 있다(doi: 10.1038/nprot.2006.282).
크로노스 바이오는 SMM으로 찾아낸 저분자화합물을 이용해 병을 일으킨 병리 단백질을 분해하는 ‘TPD(Targeted Protein Degradation)’ 방식의 치료제 개발도 시도하고 있다. 병리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는 저분자화합물을 찾아내면, 해당 저분자화합물을 개량해 E3 유비퀴틴 리가아제(E3 ubiquitin ligase)와도 결합할 수 있도록 만든다. 병리 단백질과 E3 유비퀴틴 리가아제에 동시에 결합한 저분자화합물은 E3 유비퀴틴 리가아제를 활성화시켜 병리 단백질에 유비퀴틴화(ubiquitination) 반응을 유도한다. 유비퀴틴이 결합한 병리 단백질은 프로테아좀(proteasome)에 의해 아미노산으로 분해된다. TPD 방식 치료제는 아직 연구단계에 있으며, 유비퀴틴화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E3 유비퀴틴 리가아제 결합 부위를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