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노바티스의 자회사인 아벡시스(AveXis)가 유전자치료제 '졸겐스마(Zolgensma)'의 신약승인 과정에서 조작된 데이터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노바티스는 지난 2018년 4월 아벡시스를 87억달러에 인수했으며, 올해 5월 FDA로부터 졸겐스마에 대해 신약 승인을 받았다. 졸겐스마는 척수성근위축증(SMA) 치료제로 1회 치료비용이 212만5000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이다.
FDA 바이오의약품 평가연구센터(CBER) 책임자 피터 마크(Peter Marks)는 지난 6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서에서 "규제당국에 제출한 졸겐스마 신약허가 서류중 인비보(in vivo) 쥐 효능 데이터가 직원에 의해 조작됐다고 아벡시스가 지난 6월말 밝혔다"고 설명했다. FDA는 노바티스가 조작된 데이터가 포함된 신약승인신청서(biologics license application, BLA)를 제출했으며, 신약허가를 받은 후 한달이 지난 시점까지 이같은 사실을 규제당국에 알리지 않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FDA에 따르면 노바티스는 규제당국이 졸겐스마에 대해 신약허가를 내리기 2달전인 올해 3월 14일경 데이터 조작 문제를 알고 있었다고 추정된다. 만약 FDA가 이같은 데이터 조작 사실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신약승인을 지연하고, 조사에 들어갔을 것으로 보이는 사안이었다.
그럼에도 FDA는 노바티스의 졸겐스마가 시장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데이터 조작이 인간이 아닌 동물 데이터에 문제가 있었으며, 졸겐스마의 임상 데이터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졸겐스마는 SMN1 유전자 변이를 가진 2세 이하의 SMA 환자에게 투여한다. 마크 책임자는 졸겐스마에 대해 "안전성, 품질, 우수한 효능을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제품 개발 및 제조공정에 사용된 데이터의 진정성(integrity)이다. 규제당국은 이에 대해 계속해서 면밀한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마크 책임자는 "아벡시스가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도 제품이 승인될 때까지 알리지 않았다"며 "규제당국은 우리가 가진 모든 권한을 사용해 민사 혹은 형사처벌 등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노바티스도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노바티스는 "이번에 문제가 된 어세이는 초기 제품 테스트에만 사용됐고 현재 상업화된 제품에는 적용되지 않았다"며 "FDA가 언급한 것과 같이 이는 전체 데이터의 작은부분에 불과하며,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