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조정민 기자
릴리가 록소온콜로지 인수를 통해 확보한 경구용 RET저해제 ‘LOXO-292(성분명 셀퍼카티닙)’의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으면서 신약 승인 절차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릴리는 RET변이 양성의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LIBRETTO-001’ 임상 데이터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 2019(WCLC 2019)’에서 9일 발표했다.
LIBRETTO-001(NCT03157128)은 RET 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최대 규모의 임상 1/2상으로 용량증량 형태의 임상1상과 용량확장 형태의 임상2상으로 설계됐다. 이번에 WCLC 2019에서 발표한 내용은 105명의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데이터로 구성됐다.
발표에 따르면 이전에 백금기반 화학치료 경험이 있는 RET 융합(RET fusion) 양성 비소세포폐암환자 105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반응률(ORR)은 68%로 나타났다. 또한 뇌전이가 있는 환자 하위집단에서 91%에 이르는 CNS(Central nerve system) 반응률을 보였다. RET 융합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최대 50%에서 뇌전이 발생 위험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결과다.
2019년 6월 17일 데이터 컷오프를 기준으로 평균 반응 기간(DOR)은 20.3개월이고 무진행생존기간(PFS)은 18.4개월로 나타났다. 컷오프 기준으로 대다수의 환자가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이러한 평균값은 이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 531명에게 LOXO-292를 적용한 결과 높은 내약성과 안전성을 보였으며 오직 9명(1.7%)만이 약물관련 독성으로 치료를 중단했다. 가장 흔하게 관찰된 이상반응으로는 구강건조, 설사, 고혈압, 피로, 변비 및 두통 등이었다.
발표자로 나선 미국 메모리얼 슬로운 캐터링 암센터의 Alexander Drilon 수석연구원은 “LOXO-292는 대규모의 코호트에서 안전성과 효능, 강력한 CNS 활성 등을 증명했다. 우리는 유전형 맞춤 치료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는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고무적인 데이터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릴리는 이전에 치료 경험이 없는 신규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데이터도 공개했다. 34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LOXO-292의 전체 반응률(ORR)은 85%였으며 반응기간과 무진행생존기간은 아직 중간값에 이르지 않았다.
Anne White 릴리 온콜로지 회장은 “우리는 특정 환자를 위해 설계된 정밀의약품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LOXO-292는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새로운 발전을 보여준다”며 “록소 온콜로지와의 협업을 기쁘게 생각하며 LOXO-292의 신속 개발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릴리는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올해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에 신약허가승인(NDA)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LOXO-292는 백금 기반 화학요법 이후 진행된 전이성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등에 대해 혁신신약(Breakthrough designation)으로 지정받은 바 있다.
한편, 릴리는 같은날, 써모피셔 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과 ‘LOXO-292’의 동반진단제품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써모피셔가 보유한 NGS 기반의 ‘Oncomine Dx’를 이용해 LOXO-292를 사용할 RET 변이 비소세포폐암 또는 갑상선암 환자를 선별하기 위한 동반진단을 개발하게 된다. RET 변이는 전체 비소세포폐암의 2%, 골수갑상선암의 60%, 기타 갑상선암의 경우 최대 20% 발생한다.
Anne 회장은 “써모피셔와의 협력을 통해 더 많은 환자들에게 고품질의 종양 분석 정보를 제공하고 LOXO-292 적용에 적합한 환자들을 선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Mark Stevenson 써모피셔 부사장은 “Oncomine 플랫폼을 이용해 릴리의 혁신적 치료제를 적용할 수 있는 환자를 신속하게 식별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써모피셔는 LOXO-292 동반진단제품에 대한 미국, 유럽을 포함한 전세계 시장에 대한 상용화 권리를 확보하게 된다. 이들은 임상 검증이 완료되면 FDA에 추가 사전판매 승인(sPMA)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