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장종원 기자
셀트리온이 임박한 램시마 피하주사제형(SC)의 유럽 허가로 바이오베터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 램시마 등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허가를 통해 얻은 노하우와 기술력, 규제 대응전략이 램시마SC 탄생에 일조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램시마SC는 '램시마'를 기존 정맥주사(IV)에서 피하주사(SC)로 제형을 변경해 자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으로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위해 '바이오베터(Biobetter)'로 승인 절차를 밟아 왔다. 그 결과 램시마SC는 지난 2018년 11월 EMA에 판매 허가를 신청한지 10개월 만에 CHMP로부터 이같은 판매 승인 권고 의견을 받게 됐다.
셀트리온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기준)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 Committee for Medicinal Products for Human Use)로부터 인플릭시맙(Infliximab) 피하주사 제제 '램시마SC'에 대해 '판매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셀트리온은 IV 제형인 램시마와 SC 제형인 램시마SC의 듀얼 마케팅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SC 제형을 개발했다. 셀트리온은 전세계 45조원 규모의 TNF-알파 억제제 시장에서 기존 램시마 IV 제형의 빠른 투약 효과에 SC 제형의 편리성을 결합시킨 램시마SC가 전체 45조원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해 약 10조원 가량의 신규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레미케이드와 램시마의 대상 물질인 인플릭시맙의 치료효과에 만족하면서도 제형의 편의성에 아쉬움이 있던 환자들이 램시마SC(2주에 1회 자가주사)의 수요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휴미라와 엔브렐을 사용해 왔으나 내성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들도 램시마SC의 환자가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램시마SC의 주요 타깃 환자군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베터 형식의 램시마SC 승인의 유럽 및 미국 시장 승인을 위해 임상 및 허가 단계별로 다른 전략을 택했다.
셀트리온은 먼저 국가마다 의학적, 과학적 기술 수준이나 의약품 시장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특정 국가에서만 임상을 진행하기 보다는 여러 국가에서 임상 환자를 모집하는 전략을 택했다. 램시마SC의 1상은 15개국(70개 사이트), 3상은 12개국(84개 사이트)에서 진행했다.
또한 셀트리온은 램시마SC 임상 단계마다 유럽 의약품청(EMA) 및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현지 허가 당국과 직접 소통하며 허가 진행 방향성을 설정한 후 다음 임상을 개시해 왔다. 셀트리온이 램시마SC를 유럽에서는 바이오베터 형식으로 임상 및 허가 과정을 밟은 반면, 미국 및 일본에서는 신약 절차로 진행 중인 것도 사전에 이들 기관과 충분한 교감을 갖고 방향성을 잡은 결과라는 설명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런 사전 소통 전략을 토대로 램시마SC 미국 임상 3상과 CT-P16, CT-P17 등 후속 제품군의 글로벌 임상 3상은 현재 순항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