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이승환 기자
CDK(cyclin dependent kinase) 억제제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의 G1 테라퓨틱스(G1 therapeutics)가 정맥주사형 CDK4/6 억제제 ‘트릴라시클립(trilaciclib)’, 경구형 CDK4/6 억제제 ‘레로시클립(lerociclib)’ 임상시험 결과를 지난 28일(현지시간) ESMO 2019에서 발표했다.
세포주기를 조절하는 단백질 가운데 한 종류인 CDK는 인산화에 의한 활성화, 불활성화를 반복하며 세포분열에 필요한 과정을 유도한다. 암세포는 무제한으로 증식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만큼, 세포주기의 진행을 막는 CDK 억제제는 항암제 개발의 주요 표적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G1 테라퓨틱스가 개발하고 있는 트릴라시클립, 레로시클립은 CDK4/6의 인산화를 억제한다. CDK4/6를 억제해 G1기에서 암세포가 증식하는데 필요한 단백질합성을 막는다.
정맥주사형 CDK4/6 억제제 트릴라시클립은 임상2상(NCT02978716)에서 기존 화학요법인 ‘젬시타빈(gemcitabine)’, ‘카보플라틴(carboplatin)’을 병용해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metastatic triple negative breast cancer, mTNBC) 환자에 투여됐다. 트릴라시클립과 화학요법을 병용한 투여그룹은 화학요법만을 투여한 비교그룹보다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 중간값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화학요법 비교그룹의 전체생존기간 중간값은 12.6개월이었지만, 트릴라시클립 투여그룹의 전체생존기간 중간값은 20.1개월(21일 주기; 1, 8일차에 트릴라시클립, 화학요법 투여), 17.8개월(21일 주기; 1, 2, 8, 9일차에 트릴라시클립 투여, 2, 9일차에 화학요법 투여)로 확인됐다.
G1 테라퓨틱스는 트릴라시클립을 카보플라틴, ‘에토포사이드(etoposide)’, ‘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과 병용해 소세포폐암(small cell lung cancer, SCLC) 환자에 투여한 임상2상(NCT03041311) 결과를 29일(현지시간) ESMO 2019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임상2상에서 트릴라시클립 투여그룹은 위약그룹에 비해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이 있었으며, 긍정적인 내약성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경구형 CDK4/6 억제제 레로시클립은 임상1b/2상(NCT03455829)에서 기존 치료제인 ‘오시머티닙(osimertinib)’을 병용해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 NSCLC) 환자에 투여됐다. 이번에 발표된 레로시클립 임상시험은 투여용량을 확정하기 위한 용량상승시험이다. G1 테라퓨틱스는 이번 용량상승시험을 통해 레로시클립의 내약성,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임상2상에서 환자에게 투여될 용량을 하루 2회 150mg 또는 200mg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레로시클립을 투여받은 23명의 환자 가운데 14명이 부분반응(partial response, PR) 및 안정병변(stable disease, SD)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레로시클립을 ER(estrogen receptor) 양성, HER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음성 유방암 환자에게 투여한 임상1/2상(NCT02983071) 결과도 올해 말까지 공개할 것이라고 G1 테라퓨틱스는 밝혔다.
G1 테라퓨틱스는 트릴라시클립 임상2상 결과들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기구(EMA)에 판매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