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암 조기진단이 필요한 논리는 명확하다. 암을 일찍 찾을 수만 있다면 환자가 암으로 죽을 위험도 낮아진다. 1~2기 대장암 환자는 5년후 생존률이 약 90%지만 간, 폐, 복막 등으로 전이된 4기 환자의 경우 약 10%로 떨어진다. 또한 초기 유방암 환자는 5년후 생존률이 90%가 넘지만 간, 폐, 뼈로 전이된 진행성 유방암 환자의 경우 15%로 떨어진다. 다른 암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초기 암에서 환자의 5년후 생존률은 80~90%지만 말기 암에서 환자의 5년후 생존률은 5~15% 정도다. 일찍 발견된 암은 수술로 떼어내면 되지만, 암이 다른 부위로 퍼진 전이가 일어나면 치료가 어려워진다. 실제 90%가 넘는 암 환자가 전이로 사망한다. 암은 일찍 진단받을수록 좋다.
문제는 초기 암은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에 일정 나이가 지나면 2~3년마다 정기적으로 암 스크리닝 검사를 받는다. 이미지 촬영법인 대장내시경(colonoscopy)과 유방촬영술(mammography), 조직 검사인 자궁경부세포검사 등이 있다. 액체생검에 속하는, 혈액을 이용한 조기 진단법은 전립선 암을 찾이 위한 PSA(prostate-specific antigen) 검사법이 유일하다.
그러면 현재 암 조기진단 기술은 정말 환자의 사망률을 낮췄을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데, 오랫동안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이다. 문제점으로는 높은 오진률과 불필요한 치료, 심리적 불안 등이 꼽힌다(doi: 10.1136/bmj.h6080). 가장 악명높은 검사는 PSA 테스트로 민감도는 67.5~80% 수준이다. 특히 혈청내 PSA 농도가 낮은 초기 환자의 경우는 특이성이 50%로 낮다. PSA 양성이 나와 조직생검을 받은 환자 가운데 반이 오진이라는 의미다. 조직생검은 출혈과 감염의 위험도 따른다. 50~74세의 남성 34만명을 7~15년 동안 추적한 대규모 코호트 분석 결과 PSA 검사는 전립선암 사망률을 낮추지 못한다는 결론이 나왔다(doi: 10.1111/j.1464-410X.2010.10032.x). 유방촬영술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유방촬영술은 X선을 이용해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으며,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확진을 받는 경우는 반도 못 미친다. 유방촬영술도 환자의 사망을 늦추지 못하며, 검사로 인한 이점보다 손실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doi: 10.1002/14651858.CD001877.pub5). 그렇다고 모든 스크리닝 검사가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대장내시경은 초기 암에서도 민감도가 90% 이상으로 우수하지만, 식이조절과 대량의 약물을 마시는 등 검사 전 번거로운 과정 때문에 검사를 꺼린다. 환자 순응률(compliance rate)은 40~50% 수준이다. 진단받는 시점이 늦어지면서 치료 가능성도 낮아진다.
결론적으로 현재 암 조기진단 검사의 문제점은 두 가지다. 정확성이 낮거나 혹은 접근성이 떨어진다. 대안으로 전자는 새로운 바이오마커 연구가 필요하고, 후자는 비침습적인 기술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최근 유전자 분석기술이 발달하면서 혈액, 소변, 대변 등에서 암을 찾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간편하면서도 정확성이 높은 액체생검 암 조기진단 기술을 개발하고자하는 시도는, 당연한 결과다.
암 조기진단 액체생검 분야는 이제 막 시작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 유일하게 시장을 개척해 매출액을 내고 있는 회사로 이그젝사이언스(Exact Science)를 꼽을 수 있다. 이그젝사이언스는 단일 제품만으로 시가총액은 14조원이 넘는 회사로 암 진단 회사 가운데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번 ②-1편에서는 액체생검 암 조기진단 분야의 잠재력, 이그젝사이언스의 성공 케이스, ②-2에서는 혈액을 이용한 암 액체생검 기술의 최근 임상 결과와 한계점 등을 살펴보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