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김성민 기자
“블록버스터 약물을 보면서 우리는 언제 이런 걸 해보나 하면서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신약이라는 것이 꼭 돈이 많아서 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역할을 하고 그 안에서 가치를 창출해나가면, 전체에서 (자신만의) 포지션을 갖고 갈 수 있는 사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약을 처음 시작했었던 이전과는 다른 시선이다. 그런 면에서 이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낀다.”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지난 25일 경기도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린 ‘혁신신약살롱 대한민국 2019’의 행사 키노트(Keynote) 발표를 이같이 시작했다. 2000년대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신약이 가능한가란 의문이 있었다는 것. 화이자 한 회사에서만 연구개발(R&D)에 7조~8조원을 쏟아붓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2015년 한미약품이 글로벌 기술수출 성과를 내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 유한양행 브릿지바이오 등 다른 회사가 성과를 내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도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다. 자가면역질환 분야에서 최근 2년 동안 FcRn 항체 후보물질에 대한 딜만 5건이었다. 임상2상에서 긍정적인 초기 개념입증(proof-of-concept) 임상 데이터가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FcRn 항체가 기존 자가항체(auto-antibody)로 인한 치료 컨셉을 바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존 치료제 대비 효능이 빠르고 안전성도 우수했다. 이에 딜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큰 시장 잠재력도 인정받고 있다. 향후 FcRn 전체 시장규모는 2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다(2018년 Stifel Industry 자료). 주목할 점으로 5건 가운데 2건이 한올바이오파마의 HL161에 대한 딜이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2017년 중국 하버바이오메드(Harbour BioMed)와 로이반트(Roivant)와 라이선스딜을 맺었고, 동시다발적으로 글로벌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FcRn이 적용될 수 있는 자가항체 매개 자가면역질환만 수십여개 수준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타깃 질환에 따라 ‘first-in-class’ 혹은 ‘best-in-class’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임상1상 데이터를 보면 HL161은 경쟁사 대비 우수한 효능을 보이고 있으며, 주입 방식도 피하주사(s.c)로 편의성을 가진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한올바이오파마가 일찍이 신규 타깃을 찾고, 우수한 약물 프로파일을 가지는 항체 후보물질을 발굴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나아가 성공적으로 딜을 이어간 과정도 궁금하다. 바이오스펙테이터는 이날 박 대표의 발표를 듣고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컨셉이 기술이전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을, 각 단계로 나눠 정리해봤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