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제넥신이 개발한 자궁경부전암 치료제 ‘GX-188E’의 긍정적 임상2상 결과가 최근 저명한 국제 저널에 게재됐다. 하지만 회사는 이 프로젝트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 후속 임상을 중단하고 대신 자궁경부암 치료제로의 임상개발을 진행중이다.
자궁경부전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human papillomavirus)의 감염에 의한 것으로 전암 1, 2, 3기를 거쳐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한다. 자궁경부전암의 치료는 3기의 경우 수술로 조직 일부를 제거하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며, 면역에 의해 자연적으로 치료되기도 한다.
GX-188E의 임상2상 연구는 제넥신과 서울성모병원 연구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정부의 연구비를 지원받은 과제다. 임상2상은 서울성모병원, 고대구로병원 등 4곳에서 자궁경부전암 3기(CIN3) 환자 72명을 대상으로 2015년 3월에 시작했다. 연구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약물투여 36주차에 67%의 환자가 3기에서 1기 수준으로 치료되는 효과가 나타났으며, 치료효과를 보인 환자중 77%가 완치(HPV clearance)됐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최근 미국암학회(AACR) 학술지 'Clinical Cancer Research(임상암연구)'에 '자궁경부 상피내 종양을 가진 환자에서 HPV DNA 백신인 GX188E에 대한 임상 2상 연구(A phase 2, prospective, randomized, multicenter, open-label study of GX188E, an HPV DNA vaccine, in patients with cervical intraepithelial neoplasia 3)'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논문에 따르면 GX-188E 투여 20주차에 52%(33명/64명), 36주차에 67%(35명)/52명)의 환자가 자궁경부전암 1기 수준으로 치료되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GX-188E 치료효과를 보인 환자 중에서 HPV 완치(HPV clearance) 비율은 20주차 73%, 36주차 77%였다. HPV에서 생성되는 암 유발 단백질에 반응하는 인터페론-γ(IFN-γ)가 높게 발현된 환자에서 치료 또는 완치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내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HPV를 표적하는 면역치료가 가능하다는 점, 자궁경부암 전단계인 전암에서 수술을 대체해 치료할 수 있는 옵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연구라는 분석이다.
제넥신의 GX-188E는 DNA기반 치료백신으로 HPV에서 생성되는 암유발 단백질인 E6/E7에 대해 T-세포의 면역반응을 활성화한다. 면역반응이 활성화된 T-세포는 자궁경부전암세포에 세포독성 T-림포사이트(cytotoxic T-lymphocyte, CTL) 반응을 유발해 치료한다.
하지만 자궁경부전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후속 임상개발은 중단된 상태다. 제넥신 관계자는 "자궁경부전암은 HPV에 감염된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요법이 저렴하고, 환자 스스로의 면역반응으로 치료도 되는 편"이라며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제넥신은 자궁경부전암이 아닌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GX-188E의 임상2상을 진행중이다.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 Pembrolizumab)와의 병용요법이다. 제넥신은 2a상에서 1차 종결점을 충족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냈고, 현재 2b상에 진입한 상태다.
한편 키트루다는 지난 2018년 자궁경부암 치료제로 미국 FDA의 신약 승인을 받으며 적응증을 확대했다. FDA는 키트루다의 전체 반응률(ORR)과 반응 지속기간(DOR)에 기반해 가속승인(accelerate approval) 절차를 통해 승인했다. 키트루다의 임상 결과를 살펴보면, 자궁경부암환자 98명이 참여한 KEYNOTE-158 임상에서 PD-L1 발현률이 1% 이상인 77명(79%)의 환자대상으로 전체 반응률(overall response rate, ORR) 14.3%(95% CI, 7.4-24.1)를 보였다. 완전 관해(complete response, CR)는 2.6%, 부분 관해는 11.7%였다. 반응 지속기간(duration of response, DOR)이 6개월 이상인 환자는 91%였다.
PD-L1이 발현하지 않는 자궁경부암환자는 키트루다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키트루다 자궁경부암 임상에서 가장 흔하게 보고된 부작용은 피로(43%), 근골격계 통증(27%), 설사(23%), 복통(22 %), 식욕 감소 (21%)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