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봉나은 기자
시애틀 제네틱스(Seattle Genetics)와 아스텔라스 파마(Astellas Pharma)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ADC 치료제 ‘패드세브(Padcev, 성분명: enfortumab vedotin)’가 방광암 치료제 미국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시애틀 제네틱스와 아스텔라스는 패드세브가 방광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urothelial cancer) 환자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가속승인을 받았다고 지난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승인여부가 결정되기로 한 2020년 3월보다 약 3개월 앞선 시점이다.
패드세브는 이전에 PD-1/PD-L1 면역관문억제제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고, 국소적 진행 또는 전이 상태에서 수술 전/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백금기반 화학항암제를 투약한 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성인 환자에게 처방될 예정이다.
패드세브는 방광암 및 특정 고형암에서 높게 발현하는 세포 표면 단백질인 ‘넥틴-4(Nectin-4)’ 표적 항체와, 세포독성항암제인 미세소관 저해제 ‘MMAE(Monomethyl auristatin E)’를 링커로 연결한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약물이다. 시애틀 제네틱스가 처음 개발한 이후, 2007년부터 아스텔라스와 공동개발하는 파트너십을 맺어왔다. 당시 계약에서 양사는 개발에 사용되는 비용과 이익을 50:50으로 나누기로 협의한 바 있다.
패드세브는 항체가 암세포에서 발현하는 넥틴-4를 표적해 세포 안으로 들어가고, MMAE가 미세소관 중합과정을 억제해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패드세브는 이번 승인으로 넥틴-4를 타깃하는 첫 ADC 치료제가 됐다.
시애틀 제네틱스와 아스텔라스는 지난 7월 이전 치료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환자 대상의 EV-201 임상2상(NCT03219333) 결과에 기반해 FDA에 BLA(생물의약품 허가신청)를 제출했다. 이에 FDA는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서 확인된 임상적 이점으로 패드세브를 가속승인했다.
EV-201 임상은 PD-1/PD-L1 면역관문억제제, 백금기반 화학항암제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환자 125명에게 28일동안 패드세브를 7일 간격으로 1회씩 총 3회 정맥투여하는 것으로 이뤄졌다.
임상의 1차 종결점으로 객관적 반응률(ORR)을 평가한 결과, 패드세브 치료군의 ORR은 44%(55/125명)로 확인됐다. 이들 중 완전반응(CR)은 12%(15/125명), 부분반응(PR)은 32%(40/125명)였다. 2차 종결점으로 평가한 반응지속기간(DoR)은 7.6개월(중간값)로 확인됐다.
가장 빈번하게 나타난 이상반응으로 피로(56%), 말초신경병증(56%), 식욕저하(52%), 발진(52%), 탈모(50%), 메스꺼움(45%) 등이 관찰됐다. 심각한 이상반응은 요로감염(6%), 봉와직염(5%), 발열성 호중구감소증(4%), 설사(4%), 패혈증(3%), 급성 신장손상(3%), 호흡곤란(3%), 발진(3%)이 관찰됐으며, 임상을 중단할 정도의 이상반응으로는 말초신경병증(6%)이 확인됐다.
임상을 이끈 Jonathan E. Rosenberg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박사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은 치료제 선택권이 제한적인 질환으로, 패드세브가 초기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유의미한 효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패드세브를 평가하는 임상 환자들은 간까지 암이 전이됐을 정도로 치료가 힘든 환자군”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시애틀 제네틱스와 아스텔라스는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환자 550명을 대상으로 패드세브와 화학항암제(도세탁셀, 빈플루닌, 파클리탁셀)를 비교하는 EV-301 글로벌 임상3상(NCT03474107)도 진행하고 있다. EV-301 임상은 패드세브의 글로벌 판매 허가 승인을 위해 한국을 포함한 미국, 유럽, 호주 등 191개 임상기관에서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