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유전체 시퀀싱(sequencing) 분야의 빅딜이 무산됐다.
유전체 분석장비기업 일루미나(Illumina)는 지난 2일 퍼시픽 바이오사이언스(Pacific Biosciences, pac bio)와 2018년 11월에 발표됐던 12억달러 규모의 양사간 합병 계약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계약에 따라 일루미나는 퍼시픽에 취소 수수료 9800만달러를 지불한다.
합병 종료 배경에는 독점 문제가 이슈가 된 것으로 보인다.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FTC)는 일루미나의 팩바이오 인수가 경쟁자를 제거해 미국시장에서 차세대 DNA 시퀀싱(NGS)에 대한 독점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하고 행정소송(administrative complaint)을 제기했다.
FTC의 소송 제기 약 2주 뒤, 일루미나와 팩바이오는 장기간의 규제 승인 프로세스로 인해 합병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됨을 이유로 합병 종료를 결정했다.
일루미나는 미국 유전체 시퀀싱 시장 70%이상을 점유 중으로, DNA를 100~150bp 단위로 조각 내 분석하는 쇼트리드(Shor-Read) 시퀀싱 기술로 시장점유율을 높여왔다. 쇼트리드 방식은 분석속도와 경제성 등의 장점이 있으나 반복된 유전자 서열을 인식하지 못하는 등 한계가 있다. 일루미나는 DNA를 50000bp 단위로 분석할 수 있는 롱리드(Long-Read) 시퀀싱 기술을 가지고 있는 팩바이오를 인수해 쇼트리드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려 했다.
마이클 헌카필러(Michael Hunkapiller) 팩바이오 CEO는 “주주와 다른 이해 관계자들이 일루미나와 우리 회사의 시퀀싱 기술을 결합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