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스펙테이터 서일 기자
앨라일람(Anylam Pharmaceuticals)의 급성 간성 포르프린증(AHP) RNAi 치료제가 3월 유럽 출시가능성을 알렸다. 앨라일람이 지난해 미국에서 2번째로 출시했던 RNAi 치료제 '기브라리'다. RNAi 치료제는 타깃 mRNA를 선택적으로 침묵(silencing)시켜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 생성을 막아 치료하는 기전을 가진다.
앨라일람은 지난달 31일 유럽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ommittee for medicinal products for human use, CHMP)가 기브라리(GIVLAARI™, givosiran)에 대해 승인을 권고하는 긍정적인 의견을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앨라일람의 기브라리는 12세 이상 청소년과 성인의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acute hepatic porphyria, AHP)에 대한 RNAi 치료제로 ALAS1(aminolevulinic acid synthase 1)을 타깃해 저해하는 기전을 가진다.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AHP)은 헤모글로빈의 헴(HEME)을 합성하는 효소가 유전자 결핍으로 발현되지 않으면 나타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헴이 합성되지 않으면 간에 ALA(urinary aminolevulinic acid)과 PBG(urinary porphobilinogen)가 축적돼 신경 독성을 유발한다. 현재는 증상 완화를 위해 정맥으로 헴을 투여하거나, 간을 이식하고 있다.
벤하드 카우만스(Bernhard Kaumanns) 앨라일람 유럽, 중동, 아프리카,캐나다지역 의료책임자는 “AHP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만성질환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며 “임상에서 기브라리는 AHP 환자의 발작빈도와 통증을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발표에 따르면 CHMP의 긍정적 의견채택은 기브라리의 상업화 임상 3상(NCT03338816)에서 보인 효과와 안전성과 더불어 지난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앨라일람은 임상 3상에서 기브라리 투여군에서 위약 투여군 대비 포르피린성 발작이 70%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신경독성의 원인인 ALA 수치가 91%, PBG 수치가 73%감소해 정맥 헴 투여군과 유사한 수치를 보였다.
베리 그린(Barry Greene) 앨라일람 회장은 “CHMP의 긍정적인 의견은 AHP 환자들에게 고무적인 소식”이라며 “희귀 유전병 환자들의 미충족의료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기브라리를 가능한 빨리 유럽에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앨라일람의 기브라리는 미국서 지난해 11월 FDA 승인을 받아 시판 중으로, 약가는 한 바이얼당 3만9000달러, 1년 약가는 57만5000달러로 책정됐다. 앨라일람은 지난달 개최된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기브라리의 연간 매출을 5억달러 규모로 추정했다. 앨라일람은 올해 희귀 신장질환인 원발성 옥살산뇨증(PH1) RNAi 치료제 '루마시란(lumasiran)'도 출시할 계획이다.